나, 일상, 삶, 그리고...

이런 저런 이야기들...

오애도 2016. 12. 6. 00:19

컴퓨터가 랜섬웨어에 걸렸다. 모든 문서 파일과 사진들이 열리지 않는다. 

처음에 읽어보세요...-영어로 써 있었다- 하는 걸 안 읽어보고 뭐 프로그램이 잘못됐나 하고 이것저것 다운받아 설치하다가 안돼서 나중에 읽어보니 뭐 니꺼 보고 싶으면 돈 내라!! 하는 것이었다. 나는 돈 따위 낼 생각이 없었다. 그딴 악질적이고 불법적인 대상이 시키는 대로 하느니 데이터를 포기하겠어!!! 결심하고 버티고 있다. 혹 복구 프로그램을 어떤 천재가 발명해내면 그걸 돈 주고 써야지 하는 마음으로... 물론 그런 가능성은 없단다. 

 하여 사진이며 글이며 이런 거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 다운 받아 놓은 시나리오 이런 것도 다 외계어로 바뀌었고... 

그러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내가 지금 죽어도 내 컴퓨터 하드 따로 정리할 거 없구나... 

사실 내 손으로 오래 된 사진들 삭제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조카들의 어릴 때 사진들이나 여행가서 찍어 놓은 사진들... 퀼트 사진들... 그러나 사실 다아 부질 없다. 정말로 부질 없다. 그런 걸 들여다보며 추억하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가... 어떤 사진들이 있는지 일일이 기억나지 않으니까 의외로 아쉬움도 크지 않다는 아이러니. 

 다만 온라인 상의 사진들은 그대로 있어서 뭐 아쉬운 대로 다행이다.

 다만 익스플로러가 구동이 안돼서 ㅈㄹ맞다. 언젠가부터 크롬을 훨씬 많이 쓰고 있지만 익스플로러가 아니면 안되는 일들이 몇가지 있어서리... 


청소년 공연예술축제가 오늘로 끝났다. 오늘 마지막 팀 공연을 보고 심사를 하고 수상작을 결정하고 뒤풀이를 하고 돌아왔다. 내일은 시상식... 내가 갈 필요는 없는데 어쩌다 총평-??- 뭐 이런걸 대독하는 일이 생겨서 또 가야한다. 그동안 일주일에 두 번씩 대학로에 가서 연극을 봤다. 많이 변했지만 뭔가 아직도 으쌰으쌰 하는 독특한 문화의 냄새를 풍기는 곳이기도 하다. 낙엽이 휘휘 몰려다니는 거리를 나는 오래오래 걸어와 종로 2가에서 버스를 타고 오곤 했다. 인사동도 들여다 보고 광장시장도 들르고 어느 땐 동대문 시장을 돌아보고 오기도 했다. 그렇게 나를 제법 움직이게 했던 일이어서 고마웠던... 


수능 끝난 아이들과 청계천 등축제도 다녀왔었다. 자정이 넘은 시간에 종로의 젊음의 거리에서 떡튀순도 사먹고 광화문까지 걸어와 추위에 떨며 버스를 기다리던 알싸한 기억. 


 바느질에 발동이 걸려서 소소하게 이것저것 만드는 중.


대학 동문 모임에 나가 밤새 술을 마시기도 했다. 나는 술꾼인가... 천천히 오래 마시는 나는 사실 별로 취하는 인간이 아니다. 다음 날 물론 속은 아프다.  


혼자서 훌쩍 버스 타고 충주 이런 데도 다녀왔다. 잠시 터미널 근처를 어슬렁거리다 다시 버스 타고 오는... 이번 주는 전주나 제천 태안 이런 델 당일치기로 가볼까? 


가장 많이 엄니 생각이 날 때는 그렇게 버스에 앉아 있을 때다. 조용하고 고즈넉하게 자신에게 집중해 있을 때... 마지막에 엄니가 육체적으로 많이 아프신 거였구나... 를 비로소 깨달으며 나는 목이 멘다. 이해받지 못한 엄니의 아픔과 외로움.  


사는 게 막막하다. 먹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 크게 의미 있거나 가치 있는 게 보이지 않아서.

삶은 그렇게 때.우.고. 가는 것인가!!

12월이다. 그렇게 한 해가 또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