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애도 2015. 7. 30. 22:01

 

지난 일요일에 사촌 언니랑 한강변으로 운동을 갔었다. 빙수도 한 그릇 먹고 널럴하게 운동도 하고 네 시간 쯤 지나고 왔더니 엄니가 쓰러져 계셨다.  

사실 이전에 나는 늘 외출할 때마다 현관문 열고  엄마!! 부르면서 들어온다.

혹시 나 없는 동안 엄니가 넘어져서 피를 흘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 번도 빠진 적 없이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날은 문 열고 들어서는데 엄니가 애도야... 하고 부르시는 것이었다.

가슴이 덜컹 내려앉아서 들어와보니 세상에 엄니가 엎어져서 일어나려고 용을 쓰고 계셨다. 일으키고 보니 세상에!!!! 양 어깨, 무릎, 얼굴까지 빨갛게 뭉개져 있었다. 나 나가고 바로 주저앉았는데 누웠다가 일어나는 게 쉬울 것 같아  누웠는데 일어나지지가 않아 네 시간동안이나 엎어져서 온 몸을 방바닥에 뭉개고 문대서 그야말로 피만 안났지 살이 문드러져 빨갛게 부풀고 부어 있었다.

속상하고 화나고 엄니가 불쌍하고 이래저래 정말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몸에 힘만 빼고 돌아 누워 침대 모서리만 잡고 일어서도 되는 것을 엄니는 일어나야한다는 생각과 아무도 없다는 공포와 일어나지지 않는다는 강박이 합쳐져서 고개조차 들지 못하셨던 것이다. 그렇게 네 시간여를 엄니는 방바닥과 씨름을 한 것이다. 온 몸으로... 그리고 이틀동안 엄니는 한없이 한없이 주무셨다. 며칠 동안 부풀고 피멍 든 엄니 얼굴 볼 때마다 속이 상해 돌아버릴 거 같았다.

에효~~

사실 엄니는 굉장히 좋아지셨다. 어쩌면 처음 다치기 전보다 모든 것이 훨씬 나아지셨다.

다만 또 넘어질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온몸에 힘이 잔뜩 들어가는 바람에 걷지도 어느 땐 서 있지도 못하시는 것이다. 물 무서워하는 사람이 무릎 정도 깊이의 물에도 빠져 죽을 수 있는 원리와 비슷하다.

매일매일 몸에 힘을 빼시라고 덱덱거리는데 엄니는 대체 힘 빼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모르겠다고 하신다.

하여 저녁마다 기도한다. 아부지, 엄니 몸에 쓸데 없는 힘좀 덜어가주셔유~~ 아니믄 하나님, 어떻게 안될까유?

불쌍한 엄니 어서 집에 가셔야 하는디 힘만 빼믄 다아 될 거 같은디... 기도합니다. 아멘.

 

긍정적인 울엄니... 좀 있으믄 괜찮어질겨~~

그렇게 일 년 반이 지나갔다. 쏜살 같은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