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을 받다!! ^0^
대학생 제자한테...
두 주 전에도 둘이 같이 와서 이런 저런 얘기하다 늦어져서 밤참으로 족발 먹으러 갔다가 거의 세 시까지 소줏잔 기울이며 이런저런 얘길 하다 갔었습니다.
거의 십년 전에 세 명이 팀을 이뤄 수업했는데 이제 대학 2년생들이 됐구요. 그 셋은 스승의 날과 연말에 한 번은 꼭 찾아오는 그야말로 아들같은 제자들입니다. 그리고 중간중간에도 가끔 찾아와서 맥주 마시면서 이바구를 하기도 합니다.
저거 들고 온 제자는 이번에 ROTC 후보생이 돼서 제복 입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겸사겸사 찾아 온 겁니다.
이야~ 멋잇습니다.
여덟시 쯤 한남동에서 수업하고 있는데 전화 왔길레 열 시나 되야 집에 도착한다고 했더니 그때까지 기다렸다가 집앞에서 만났습니다.
옆에서 통화 내용 듣고 있던 열 네살짜리 제자가 말했습니다.
선생님 성공하셨네요. 인생에서 정말 소중한 친구 두 사람만 있어도 성공한 인생이라고 하는데 벌써 제자만 해도 몇이세요...
그래, 맞다!!
쌓인 사탕 무더기에서 주섬주섬 담았을 그 마음을 짐작하면서 울컥!! 합니다.
카드도 있습니다. 예전보다는 많이 간결해졌는데 훨씬 어른다워진 것이겠지요.
엊그제는 이제 막 대학 신입생이 된 두 여자 제자들이 찾아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갔습니다. 훌쩍 열 두시를 넘겨 분식집에 가서 김밥이며 우동 따위를 시켜 먹었지요. 둘 다 같은 동네에 삽니다.
선생님과 얘길하면 왜 시간이 그렇게 빨리 갈까요?
글쎄다. 내가 달변이잖냐? 여러 사람들이 그렇게 얘길 하지. ㅋㅋㅋ
중학생 때 나하고 일 년정도 공부하고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돌아온 그녀는 살면서 이런저런 고뇌가 생길 때면 그 먼 뉴욕에서도 전활 했었습니다. 크리스챤도 아닌 나한테 주로 신앙상담을 한다는...
어떤 것이든 사람을 가장 감동하게 하는 것은 진심이겠지요.
내 진심을 읽어줘서, 그리고 자신의 진심을 보여줘서 고맙고 또 고마운 제자들입니다.
교학상장-敎學相長-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가르치고 배우면서 서로 성장한다는 것이지요.
나는 가르치면서 '내'가 배운 것이 훨씬 많고 내 정신과 마음을 놀라우리만치 성장시킨 것도 사실입니다.
그들이 내 나이 쯤 돼도 내가 여전히 좋은, 존경하는, 괜찮은 어른이고 스승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부끄럽지 않은 '사람'으로 살았으면 싶습니다. 요즘 들어 더욱 절실히 느끼고 깨닫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