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가볍다. 사는 게...

오애도 2014. 2. 2. 23:38

설날을 맞이하여 엄니 병원에서 이틀 밤을 지내고 왔다.

간병인이 귀가를 하는 바람에 대신 간병을 하고 왔는데 울엄니... 많이 아프시다.

 몸보다도 마음과 정신이 많이 피폐해지셨는데 아마 골절 상태로 누워계셨던 수술받기 전 6일 간의 끔찍했을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공포, 그리고 거기서 오는 절망이 그나름 강인했던 엄니의 영혼을 잠식해 들어갔으리라.

짜증과 신경질과 엄살을 모르셨던 내 어머니는 이제 짜증과 신경질과 엄살-??-을 진심으로 내뱉는다. 그렇게 불면에 시달리는 엄니 바라보면서 나는 한밤중에 줄줄 눈물이 흘렀었다.

희로애락 중에 희와 락이 없어진 엄니 눈빛을 보면서 그저 세상이 다아 부질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육체의 고통에 대해 함부로 짐작하거나 연민의 마음을 가질 수 없다. 그것이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도 그저 타인에 불과할 뿐이다.  그런 면에서 인간은 얼마나 무기력하며 진심으로 타인의 고통을 나눈다는 것이 얼마나 가소로운 일인가.

 육체적 고통에 잠식되는 영혼의 그 부서지기 쉬운 내구성.

지금 '내 일'이 아니라고 오만하게 살지 말자!!

나는 혹 감사하는 마음으로 포장된 위선을 떨지는 않았을까를 생각해 본다. 그 위선 속에 들어 있는 '내가 아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하는 비겁한  안도의 마음이 부끄럽다.

어떻게 살아야 혹 어떻게 마음을 먹어야 땅에 발 디디는 무게가 중후해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