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애도 2013. 6. 16. 01:12

 

 나의 쉰 번째 생일...

 

전날 엄니가 전화 하셨다.

내일 생일이잖어... 미역국 끓여 먹어...

울엄니 몇 년째 딸내미 생일 잊으셨었다.

엄마, 어째 올해는 안 잊으셨네?

며칠 전부터 생각하고 있었지.

미역국 끓여 먹어, 잉?

알았어유. 갈비찜도 하고 잡채도 할껴~ㅋㅋ

울엄니 나아지셨다. 만만세!!!

 

생일상용 스페셜 요리 3종 셋트. ㅋㅋ

작년에 잡채도 갈비찜도 했으니까 올 핸 다른 걸로 했다. 뭐 미역국에 소세지부침에 계란찜-어릴 때 생일 반찬이자 꿈의 반찬-으로 차릴까 했는데 다 저녁 때 마트엘 갔더니 동태살도 세일하고 새우살도 세일하길레 사와서 전을 세가지나 부쳤다. 호박전, 새우전, 동태전... 아침 수업 하나 끝내고 점저로 먹었다.

물론 저것들보다는 오이지 무침을 더 많이 먹었다.

저건 그냥 폼이다.  사실 저 접시 대형이라는... 하여 냉장고 안에 제법 내일 반찬이 많다.

 

 

 

 

작년엔 동그랑땡에 꽂혀서 열심히 만들었건만 이번엔 구찮어서리 밀가루 계란만 묻혀 부치면 되는 걸고 바꿨다. 전을 부치고 있자면 사실 제법 잔치 분위기가 난다. ㅋㅋ.

굉장히 맛있었다.

 

 

작년엔 호주산 갈비 사다가 갈비찜을 했었다. 올 해는 역시 귀차니즘으로 한우 불고기를 아주 조금 재었다. 흠.. 맛있다. ㅋㅋ

 

 

당면 잡채대신 이번엔 고추잡채로...

이건 만드는데 십분도 안 걸린다.

 

미역국도 곰국 넣어 끓였는데 이건 대 실패~~ 미역이 이상한 것인지 참 희한한 맛이 난다. 뭐 이런 경우가!!

반찬이거나 요리라는 걸 몇 가지 하면 꼭 하나씩은 동티가 난다. 실패하기도 어려운 미역국이 실패라니 인생은 그래서 절대적인 게 없는 모양이다.  난 미역국 좋아하는데 덕분에 국은 안 먹었다.

그래도 가장 맛있었던 건 현미밥만 먹다가 모처럼 먹은 흰쌀밥...

 

인생은 제법 많이 살았다.

남아있는 날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다.

이만하면 자알 살았고 자알 살고 있고 또한 자알 살아갈 것이다.

 

툭툭!!! 자알 살아줘서 고마워... 라고 스스로에게 어깨 두드려준다. 하느님 하나님 부처님 알라신 울아부지... 세상의 모든 신께 나는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잘 살게 해 주셔서 감사하며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