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태풍 전야인가...

오애도 2012. 8. 27. 14:08

엊저녁에 온 아이들이 태풍이 오면 학교가 휴교될 거라는 보도에 하나같이 제발 태풍이 서울 한복판을 지나가길 거의 기도하는 수준이었다. 사람이 날라갈 수 있다면서 제발 태풍히 무사히-????-상륙하기를 비는 어처구니 없는 말을 하길레 이눔아, 그게 말이 되냐? 피해가 얼만데... 게다가 꿈 깨라. 다른 덴 몰라도 서울은 직빵으로 올 확률이 드물다. 태풍은 육지에 닿는 순간 일단은 한 풀 확 꺽이거든.

에이 선생님, 그래도 아마 전국의 학생들이 거의 같은 마음일 걸요.... 거의 기우제 수준입니다. ㅋㅋ

어떤 넘은 농부님 죄송합니다. 그래도 태풍이 와서 학교 안 가길 빌겠습니다.... 했단다.

그 아이들의 정성-???-이 하늘에 닿아 설마 태풍이 직격으로 상륙하는 것은 아니겠지... 흠...

애들은 역시 애들이고 눈앞의 이익에 눈이 뒤집히는 것은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지만 거 좀 신중하게 보도를 할 것이지 이게 뭔 일이냔 말이다.

다행이 오늘은 안 왔지만 얼라들 기원은 계속될 지도...

 

한가한 월요일이다.

일요일 하루종일 수업이 있는터라 월요일은 그대로 축복같다.

하지만 사실, 요새는 일요일의 그 긴 수업도 제법 축복같은 생각이 드는게 생각해보니 토, 일 주말에 수업이라도 없으면 이건 거의 입에 곰팡이 날 지경으로 조용히 살게 되는 것이다. 찾아오는 사람이야 반갑게 맞지만 내가 찾아가는 일도 그닥 없고 게다가 전화 걸어 수다 떠는 일도 전혀라고 할 만큼 없다. 사람 만나면 열심히 자알 떠드는 터라 내가 굉장히 조용하게 일주일의 팔십퍼센트를 말 한 마디 안하고 살고 있고 그걸 즐긴다는 것을 믿는 사람도 없겠지만 말이다.

 얼마 전, 사람들과 대화가 없거나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사람들이 치매나 우울증이 훨씬 많다는 통계를 티비에서 봤다. 흠.... 어쩌면 나같은 사람을 얘기하는지도 모른다. ㅋㅋ

 어쨌거나 점점 수업 하는 토요일-얼라들이 새로 들어와 세 시간이 늘었다- 하고 일요일은 제법 손님맞는 잔칫집 같은 느낌이다. 게다가 일요일에 오는 얼라들은 대부분 다닌 지 삼년 이상 되는, 지들 말로 애도교-??- 골수 신자들인지라 선생과 학생들이라는 관계에서 오는 형식같은 게 거의 없어서 수업이 부담이 없다.

 한동안 얼라들 가르치는 거 실실 접고 저기 어디 조용하고 고즈넉한 곳에 가서 거래를 업으로 삼고 싶은 생각이 굴뚝이었는데 생각해보니 오만과 건방이었다. 배우겠다고 오는 얼라들한테 그거이 뭔 겸손하지 못한 짓이란 말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게다가 '나'도 공부를 해 보니 내가 잘 해서 쟤들한테 자알 도움이 되는 선생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불끈불끈 든다. ㅋㅋ

하여 요샌 주말이 즐겁고 일욜이 즐겁고 뭐 거래가 있는 주중도 즐겁다. 상황이 바뀌지 않으면 내 맘을 바꾸면 되는 것이다. 

이런저런 생각의 변화를 보면서 어쩌면 세상은 내 뜻대로 사는 것 같지만 누군가 나를 주관하는 신의 뜻에 의해 살아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모처럼 파란 하늘이 나왔길레 이불과 베개도 널고, 빨았지만 눅눅한 것들도 죄 꺼내 햇빛에 널었다가 걷었다. 창문도 활짝 열어 환기 중....

 

여전히 뱃 속 상태는 불량해서 어제, 그제 이틀 죽을 먹었고 오늘은 조심조심 꼭꼭 천천히 밥을 먹고 있다.

아무데도 아프지 않고 불편하지 않다는 것이 얼마나 편안하고 감사한 일인지를 잊었었나 보다.

참 좋은 날씨!!!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