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애도 2012. 6. 5. 03:30

교보문고에 가서 영어 책을 사왔다.

엊그제 사촌 동생이 일러준 교재 두 권, 고3 얼라 말로는,  요즘 누구나 다 한다는 단어 익히기 교재 한 권...

어쨌든 저것이 너덜해질 때까지 해보자.

입시에 성공하진 못한다 해도 몰입해 있는 동안은 얼마나 즐겁고 보람 있겠는가!!.

 

이전에, 하는 거 없이 방전되고 있다고 자괴감에 시달리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했었다. 입시공부 외에  2*2나 2*4Cm로 집에 있는 모든 퀼트천을 잘라 한없이 잇고잇고잇고 또 잇고 해서 다섯 명은 족히 덮을 수 있는 이불을 만들거나 아니면 온 집안의 커튼이며 테이블보 따위를 만드는 건 어떨까? 그도 아니면 정교하게 계획해서 정말 체중을 한 이십킬로 쯤 빼는데 올인을 해봐? 아니면 미싱을 다시 배워 사놓은 레이스 원단으로 흰 셔츠를 열 댓장 만들어?  영어회화와 일본어회화를 익히는데 올인을 하는 것은 어떨까...

 

야야, 선생님이 공부 열심히 해서 서울대 시험을 칠건데 어케 생각하냐? 했더니

한 녀석이,

우와!! 멋있으세요. 선생님 수능 보러 가는 날 제가 도시락 싸다 드릴께요... 선생님이 자랑스럽습니다.

했다. 하하.

오늘 만난 제자-??-는 어제 글을 읽었다고, 나이 들어 서울대에 복학한 인물이 주인공인 인간극장의 '현자가 간다'를  USB에 담아 갖고 왔다.

선생님,  꼭 해보세요.

 

이렇게,  할 수 있다고, 해보라고... 툭툭!! 어깨 두드려주는 사람이 많은데 어찌 내가 포기하랴!!!

 

나는 사실 배우는데 대단히 유능하다. 무엇이든 자알 배운다.

배우는 순간은 무지무지하게 겸손하고 절대로 모르는 것을 아는 체 하지도 않는다. -그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다- 다만 어리석어서 선생님을 통해 배우면 훨씬 쉬울 것을 혼자 알아내느라 버벅여서 시간이 많이 걸리고 그냥 포기하는 경우가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지금은 인터넷 강의도 있고 도처에 영어 선생님이고 도처에 수학 선생님이 있는 관계로 모르면 재깍 물으면 되겠지. 서점에 다녀와서 책을 펴는 순간 이야~ 가슴이 뛰었다. -두어 시간 정도 숨도 안쉬고 공부했다는... 덕분에 마트 가는 시간은 놓쳤다.-

 

대한민국 만만세!!다. 노력만 하면 안 될 게 없을 거 같은 이 근거없는 자신감에 호르몬 변화에서 오는 무기력증이 사라졌다.

 

 

그리고 괜히 산, 주식 관련 서적... 도 있다.

작년 이맘 때 쯤, 이렇게 그리스 이태리 미국, 다시 이태리 미국 그리스... 순서대로 나와서 시장을 흔들었던 걸 기억한다.

그리도 7월 장이 호황이었고 그리고 8월의 폭락쇼-??-가 있었다.

올 해도 그 수순을 밟으려나...

 

자연계에서는 태풍이라 불리는 열대성 저기압이 있다.

한 번 닥치면 휘익~ 피해가 막심하지만 나름 장점도 있는데 바닷물을 뒤섞어 오염을 완화해 주고 가뭄도 해소하고 더위도 식히고... 뭐 이런 현상들이다.

시장도 그렇게 열대성 저기압처럼 흔즐어줄 필요가 있어서 이런 쇼-??-가 이루어지는 지도...

요즘 시장은... 그 태풍이라 불리는 열대성 저기압의 중심에 놓여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태풍이라는 것은 육지에 다다르면 죽는 것이고 종국에는 평온해지는 법. 시장도 그렇게 되겠지.

 

 

 

그리고 친구 부탁으로 사 온 JETSTREAM 멀티펜...

필기감이 아주 좋다. 나는 교보문고 문구코너에 들러 펜을 고르고 있자면 아직도 아이처럼 즐겁다.

 

 

색깔이 하도 이뻐서 산 분홍색 펜... 공부가 저절로 될 것 같아서 샀다. ㅋㅋ

 

자려고 누웠다가 전혀 잠님이 찾아올 기세가 아니어서 벌떡 일어나 작은 방으로 왔다.

앞으로는 자려고 투쟁하는 대신 영어공부와 수학 문제를 풀 것이다.

흠... 예전에 입시 공부 할 때는 안 자려고 커피를 두 잔씩이나 마시고도 잠만 잘 왔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