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신을 신고 걸어보자!!
주차장에서 본 남산 타워...
뜨겁긴 했지만 산 위라고 바람이 불어 시원했었다. 남대문 시장에 들러 바지를 두 장 사고 시장을 두어바퀴 돈 다음 실실 걸어 남산엘 올라 남산길을 걷다가 왔다.
새로 산 운동화...
생각보다 훨씬 발이 편하고 예쁘다. 몸이, 마음과 정신을 담는 그릇이라면, 신발은... 그 몸을 담는 그릇이다... 그리하여 나는... 좋은 신발이 좋다. 다른 어떤 것보다도 제법 사치하는 것은 신발인데 그렇다고 Sex& The City에 나오는 캐리처럼 구두 콜렉션이나 그런 것은 전혀 아니고 그저 편하고 좋은 신발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거운 몸 때문에 가장 혹사당하는 것은 발일 터...
설명할 순 없지만 괜히 러키한 신발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품위 있는 화장실... 어딜 가든 화장실 많이 달라진 걸 보면 우리나라 참 많이 발전과 진보를 했다는 생각이 든다. 위는 목멱 산장이라는 찻집겸 음식점인데 화장실 위의 음식점이라....
저기선 늘 음악이 흐르고 있는데 가끔 밤 늦게 아무도 없을 때 들어가면 왠지 으스스 프스스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정말 작달막하게 자란 줄기에서 핀 도라지 꽃... 싹은 아주 작은데 꽃은 아주 커서 기형적으로 보이기까지 했다.
도라지 꽃을 보면 언제나, 백석의 시 '여승'에 나오는,
어린 딸은 도라지 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라는 구절이 생각난다.
의자나 벤치의 미덕은 저렇게 비어 있을 때이다. 어딘지 넉넉하고 너그러워 보여서 옹졸한 사람들 마음에 비해 가치 있고 아름다워 보이기까지 하다.
지난 봄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던 주차장 입구다. 여전히 사람들은 많지 않았고 나는 남대문 시장에서부터 걸어 피곤한 몸으로 내려왔었다. 내내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으며 걸었는데 이어폰으로 듣는 음악이라는 것이 묘한 감흥이 있어서 그걸 꽂고 있으면 마치 세계와 나 사이를 가르는 차단막같은 느낌이 든다. 하여 나는 내 주위에 작은 담을 쳐놓고 머리만 내어 놓은체 음악과 내 속의 '나'와 온전히 대화하며 걷게 된다.
역시 보람있는, 스스로에게도 하늘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마음으로 살아낸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