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애도 2011. 1. 4. 12:59

지난 주에 이어 역시나 손님이 와 있습니다.

서울 사는 아홉 살 짜리 조카가 엊그제 와서리 같이 지내고 있지요. 올캐가 병원에서 검사를 해야 하는데 입원해서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며칠 와 있기로 한 것입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글쎄요...

좋은 일이 있을 때 생각나는 사람이 '나'였는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것이 가족이건 친구이건 내가 가르치는 아이건 누구든 말이지요.

 적어도 확실한 건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힘에 부치고 어려운 일일 경우에 '나' 생각이 나는 것은 거의 확실합니다. 그것이 얼라들이건 가족들이건 친구들이건 또는 그 외에 사람들이건...

 그것은 어찌보면 나란 인간이 뭐 세상을 그닥 인색하게 혹은 쪼잔하거나 편협한 생각으로 살지 않았다는 증거일 수도 있습니다. ^^ 답답하고 편협하고 쪼잔하거나 인색한 사람에게 심리적 물리적 어려움을 토로하러 오진 않을테니까요.

 그리하여 어영부영 원단을 보내고 얼라와 머릴 맞대고 있습니다.

뭐 크게 힘드는 일도 아니니까 그나마 어려울 때 생각나는 사람이 '나'라니 그것도 덕은 덕일 것입니다. ㅋㅋ

 아홉살이긴 하지만 집에서 꽤나 응석받이임이 분명한데 속은 말짱해서 그닥 까다로운 고모도 아닌데 제법 점잖은 조카를 보면서 세상에 제일 안 된 사람은 바로 어릴 때 부모 없는 얼라들인 걸 실감합니다.

 

날씨는 제법 풀린 모양입니다. 이틀 째 집안에서 꼼짝도 안 하고 있습니다. 원래도 꼼짝하고 사는 인간도 아니지만서도...

 피자나 한 판 시켜서 조카랑 점심으로 먹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