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날마다 신나는 달밤??

오애도 2010. 4. 14. 19:02

오늘은 서울 대공원엘 다녀왔습니다. 날마다 신나는 달밤입니다. ㅋㅋ

청계산 등산대신 가끔 동물원 산림욕장 등산로를 가는데 동네 잔뜩 핀 벚꽃을 보고는 꽃 지기 전에 가보자... 하고 갔드만 옴마나.. 벚꽃은 아직 얼굴도 안 내밀고 있더군요. 느닷없이 추워진 날씨 탓에 꽃들은 분명 잔뜩 움츠려들었을 것입니다. 하여 쌩쌩 부는 바람을 맞으며 동물원 뒷산을 돌고 내려왔습니다. 산길이란 게 늘 가는 곳인데도 문득문득 낯설고 생경한 느낌을 받습니다. 진달래는 한창이었고, 개나리는 만개해서 지난 주 풍경과는 사뭇 달라보였습니다.

 내 주 쯤 벚꽃은 흐드러지게 피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돌아오면서 보니 양재천도 한쪽은 제법 만개해서 볼만하더군요. 내일 낮에는 거길 가볼까 합니다. 뭔 꽃구경 바람이 들었는지...ㅋㅋ.

 날씨가 제법 추워서 집에 돌아오니 실내가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돌아오는 길에 하나로 들러 이것저것 먹을 걸 사왔습니다. 세일하는 돼지고기 넣고 푸욱... 김치찌개나 끓여볼까 생각 중입니다.

 이렇게 아무 일 없는 집안에 조용히 나만 곰실거리며 사온 물건들을 정리하고 있자면 내 주위에는 말할 수 없이 평화로운 공기가 풍풍 떠 다닙니다. 어째서 늘 붙박이로 집에 있으면서도 이렇게 '집'이 좋은지, '혼자'가 좋은지는....  모르겠습니다. 

 가끔 생각해봅니다.

나는 아마 전생에 아무도 없고 누구도 찾아오지 못하는 깊은 산 속의 양지바른 들에 혼자 나고 자랐던 소박한 들꽃은 아니었을까...

 그렇게 저혼지 싹나고 저혼자 자라고 저혼자 피었다가 지는... 비가 와도 혼자 맞고 바람이 불어도 혼자서 흔들리다 고개 숙여 지고 말았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다 운이 좋아, 아니면 정말로 운이 나빠 이 험한 세상에 인간으로 태어나 전생 습관을 못 버리고 사는 것은 아닐런지...    후후.

 

 어제는 집안의 묵은 일들을 해 치웠습니다. 어항 청소를 했고, 냉장고 정리도 했으며 화장실 전구도 갈아 끼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구석구석 정리하고 치워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혼자 살아도 쌓이는 일들은 비슷합니다. 그리고는 모처럼 감자와 매운 풋고추와 바지락 조개 넣고 된장찌개 끓여 뜨건 밥 한 그릇을 먹어치웠습니다.

 특별히 하고 싶은 일도 마음을 당기는 일도 없지만 여전히 밥먹는 일 만큼은 즐겁습니다. 하하.

 

수업 없는 수요일인데 지난 주 미뤄놓은 수업 한 탕을 해야 해서 기다리며 탱자거리고 있습니다. 날마다 평화로운 일상에 감사를...

 

사족::  오랫동안 가르쳤던 아이 엄마로부터 영어랑 수학 과외 선생님을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수학 선생님은 많은데 영어 선생님이 없어서리... 고민입니다. ㅋㅋ. 혹 영어 잘 가르치는 분 있으면 손드십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