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 공원에서 한나절...
어제 에버랜드에 다녀왔습니다.
그러고 보니 처음입니다. 아주 오래 전에 호암 미술관에 갔던 기억은 나는데 길이 전혀 다른 모양입니다.
미술관이 굉장히 한적하고 고즈넉했던 기억만 선명하고 다른 기억은 별로 없다는...
튤립축제 중이었는데 축제.. 라기에 꽃이 그닥 많다는 생각은 들지 않은 걸 보면 기대가 과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튤립이라는 꽃이 구근 식물인지라 저 많은 꽃을 피우기 위해 꽤 많은 인력과 시간을 들여 구근을 심었겠구나 하는 생각은 들더군요.
꽃색깔이 특이해서 한장.......
자연이라는 것은 아무리 예뻐도 사진에 담으면 다아 거기가 거기인듯...
게다가 요샌 워낙 카메라의 성능이 좋아서 아마추어가 잘 찍으려고 갖은 노력을 해도 시선 끌기는 거의 불가능하겠지요.
그냥 이것은 사진의 원래 미덕인 기록의 측면에서 찍은 것입니다. ㅎㅎ
노란 튵립.... 열흘 붉은 꽃 없다는 말처럼 어떤 것이든 완성을 향해 갈 때가 아름다운 법...
피기 직전의 봉우리가 꽃의 절정이지요...
이건 기념품점-??- 앞에 있는 화분이었는데 순간적으로 히야신스라는 이름이 확 떠올라서 신기했다는...
요즘 어떤 개념이나 사물의 이름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 것들이 많아서요...
게다가 농담이랄까, 색깔 순서로 조로록 입구마다 세워 놓았더군요. 그래서 한 컷!!!
나는 저렇게 특이한 꽃색깔이 좋습니다. 제법 초록색을 풍기는 꽃이라...
재밌습니다.
같이 간 지인의 목적이 얼마 전 태어난 아기 호랑이 보는 것이었습니다.
너무나 귀여운 호랑이 새끼들...
사람이나 짐승이나, 온순한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것이나 어릴 땐 다아 귀엽습니다.
본성이 드러나서 아름다운 것들이 얼마나 있을까요?
어째 한 마리 밖에 없냐고 거기서 근무하는 총각-??-한테물었더니 친절하게 안에 들어가서 자고 있는 또 한 녀석을 깨워 잠시 놀아주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참.. 친절한 총각이었다는...
아기 호랑이들이 얼마나 좋아하던지 보기만 해도 입끝이 올라가더군요.
사파리 익스프레션인가 하는 정글보트를 탔는데 중년의 아줌마 셋이서 물이 튈 때마다 끼약!! 소리 지르면서 얼마나 재밌었는지 두 번이나 탔다는... 덕분에 나머지 내내 엉덩이 축축해서 다녔습니다.
거기서 기다리는데 안내하는 총각들이 얼마나 재밌게 퍼포먼스-??-를 하는지 깔깔 웃었습니다. 놀이 공원에서 가장 재밌었던 것 같습니다.
갈수록 어린 사람들-??-이 귀여워요. ㅋㅋㅋ.
저렇게 지치지도 않고 유쾌하게 일을 하다니 보는 사람들까지도 엔돌핀 지수를 높여 줍니다.
사파리에서 백호도 봤습니다.
문득, 늘 가는 서울 대공원에서도 봤었는가... 하는 생각이....
한 사흘 전 꿈에 재은이랑 어느 마을에 갔었는데 사자가 나타나 구경을 했었습니다. 독수리도 날아다녔고 나는 김밥을 먹으며 보고 있는데 재은이가 사자를 보러 가자며 내 손을 이끌었는데 아마 이렇게 동물원에 갈 꿈이었나 봅니다. 가서 김밥도 먹었구요.
재은이가 나온 것은 다니면서 종종 나중에 재은이 델고 한 번 와야지... 하고 생각을 했기 때문인듯...
중년의 아줌마 셋이서 저렇게 팔목에 자유 이용권을 감고 어린애들처럼 유쾌하게 자알 놀다 왔습니다. 조카들과 갈 때는 아이들 건사하느라 뭐 정작 나는 노는 것도 일하는 것도 아니었지만 때로 저렇게 나사 하나 빼고 노는 것도 재밌습니다.
돌아오면서 동행 중 한 분이 우리가 공통적으로 나이 먹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는 게 뭐냐고 물었습니다.
답은 누구도 사진을 찍지 않았다는 것...
그러고 보니 과연... 아무도 사진 한 장 찍자고 하지 않았더군요.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