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까??
토요일... 곗날입니다.
굳이 따지면 수업 네 개 혹은 세 개 있는 것을 죄 미루거나 땡기기나 해 놓고 빈둥거리고 있습니다.
서 너명이 팀을 이뤄 하는 수업은 한 녀석만 안되도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아 결국 밤 여덟시로 하나 미루고 하나는 월욜로, 하나는 일요일로, 하나는 그냥 빼고...
하여 내일은 열 세시간 풀타임....
알라들 중간고사가 두 주 정도 남았는데 어쩐 일인지 옛날처럼 열정이나 관심이 많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선생만 방방거린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안 하려고 뺀질대는 녀석들에게는, 그따위로 하려면 다아 때려치라고 해놓고 아쉬움도 없습니다. 때려칠까 걱정도 안되고 시험 못봐 그만두겠다는 소리가 나와도 뭐... 네에 그러세요... 공부 안 하려고 하는 애들은 보내지 마세요. 시간낭비, 돈 낭비, 애들이나 저나 감정낭비거든요. 나중에 스스로 하겠다고 하면 그때 보내주세요~~ 합니다.
반대로 열심히 하고 싶어서 아침이든 저녁이든, 선생님. 지금 가면 안되요~~ 하는 녀석들에게는 됐거든~~ 하면서도 그래 오니라~~ 하고는 짜장면 사주면서 공부 시킵니다.
열정과 성실함이 어떤 무엇보다도 즉, 잘 된 참고서나 잘가르치는 선생보다 백 배는 효과적입니다. 아이들한테 그 열정이나 성실함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선생이 사실은 최고의 선생일 것입니다.
당연히 그것을 이미 갖고 있는 알라들을 만나면 그것은 그야말로 선생으로써 최고의 복일테구요.
특별한 일도 없는데 어딘가 발이 땅에 닿지 않고 있는것처럼 부웅 떠 있습니다. 뭐 흥분된 기대 따위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묵직하게 마음이 내려놓아지지가 않습니다. 무언가 마음 쓰이는 일도 없고, 특별히 즐겨 하고 싶은 일도 없이 그냥저냥입니다. 퀼트 책을 봐도 무덤덤, 뜨개질은 과제가 있으니까 하긴 해도 몽그작몽그작... 입니다.
흠...
화장실의 전구 하나가 나갔습니다.
울엄니가 어느 순간부터 가장 겁나는 것이 의자 디디고 올라갈 때와 높은 곳에서 내려올 때 발 딛는 일이라고 하셨었습니다. 나는 아직 그 정도는 아니지만 예전처럼 척!!!! 씩씩하게 올라가 금방 갈아치우지 않는 걸 보면 이것저것 기운이 딸리는 모양입니다. 그걸 보면서 나중에 늙어 기운 없어져서 발딛고 내려오는 일이 무서워지면 척!!! 전구 갈아끼워줄 누군가가 필요할 수도 있겟구나 생각합니다.
팔자라는 게 우스워서 울엄니 평생 전구나 지붕수리-??- 이런거 당신 손으로 하면서 사시더니만 하나밖에 없는 딸도 꼭 닮았는지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ㅋㅋ. 뭐 남편이나 자식이 있는 것이나 그런 것도 없이 혼자 사는 것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요즘은 돈주고 전문가한테 시키믄 된다니까 돈이나 많이 벌면 되겠지요. ㅋㅋㅋ. 흠...
마음 저 밑바닥에 아직고 끓고 있는 존재에 대한 허무가 공기 주머니가 되어 내 마음을 둥둥 지상 2미터 위로 부유하게 만든 모양입니다. 몸은 일주일 내내 행동반경 일킬로미터를 넘지 않았는데 마음의 공중부양 일미터는 해발 1200미터의 산꼭대기입니다.
조만간 뭔가 다른 세상을 향해 껍질을 벗고 나가기 위한 심리적 도움닫기 쯤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