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고물

최근 작업-??-들

오애도 2010. 4. 1. 11:13

 지난 가을부터 뜨기 시작했던 검은 색 풀오버는 다아 떴습니다. 중간에 이것저것  뜬 것도 있지만 정말 삼수갑산 가는 길이었고 오디세이였습니다. -순전히 기간만 따진다면...-

 대신 크게 실수한 것은 없습니다. 물론 끽해야 안뜨기 겉뜨기 반복하는 것이 전부지만 말입니다. 근데 어째서 한 코가 사라지거나 늘어나거나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초 긴장을 하고 뜬다고 해도 줄이다가 빼먹는 모양입니다. 

전체 실루엣을 못찍고 디테일만 찍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조명아래서 찍었더니 색깔이 허여멀건한 청회색으로 나오더군요. 이건 매크로기능으로 바짝 다가서 찍은 것입니다. -디에세랄 카메라 사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아주 볼드한 검은색인데 저렇게 히끄무레합니다. 심플하기 짝이 없는 디자인이라 스팽글로 된 스카프를 사서 걸쳐봤습니다.

 허번지 중간까지 오는 길이인데 워낙 싸이즈가 커서리-??- 입으면 블랙곰 수준입니다. ㅋㅋㅋ

 혹 날씬해지면 허리에 벨트 헐렁하게 해서 프렌치 스타일로 입으면 됩니다. 유기울필드에다 코넛 모헤어 섞어서 이십만원 넘는 원료-??-값... 흠...

 나중에 날씨 좋으면 밖에 나가 걸어놓고 찍어봐야겠습니다.

 

 

 

 

 

울엄니 봄스카프입니다. 다아 떠서 마지막 정리하려고 보니까 옴마나!!!

저렇게 중간에 코가 빠졌는지 풀어져있었습니다.

완성한지도 며칠 됐고 그동안 쭉쭉 잡아당기며 뜨기까지 했는데 오늘 아침 자고나니 저 지경이...

뜨는 법도 그렇고 실의 속성도 푸르르 늘어나고 매끄러운 탓에 수리가 생각보다 쉽지 않을 거 같습니다. 그냥 뒀다가 내일 들고가 선생님한테 수습부탁을 할 것인지 수양하듯 하나하나 찾아서 엮어야할지 생각 중입니다.

딱 중간인라서 푸는 일도 난감한 지경입니다.

 

 

 

 

 아직까지 고물거리고 있는 쇼올... 아침에 일어나보니 이것도 옴마나... 시퍼렇게 살아있게 코를 빼고 떴습니다.

얘는 속성상 빼먹은 코가 고오대로 있어서 금방 눈에 띄었는데 이건 해결방법 없이 그냥 풀어야 합니다. 두어단 떴으니까 그건 뭐....

 초반에는 가는길을 잘못찾아 뜨다가 다시 잡으면 이상하게 반대로 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항상 실은 오른쪽에 있어야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이론을 몰라서였지요.

 때로 선생님들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고 너무나 기초적인 것이라서 말 안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게다가 난 뜨개질은 왼손잡이라서 일단 기본에서 한 번은 뒤집어야 하는 고뇌가!!!!

 그래도 곰곰 생각해보면 그런 실수들을 통해 참 많이 배우게 됩니다. 

재봉틀이 강약과 완급의 미학이라면 뜨개질은 안과 밖, 좌 우의 메카니즘이라는.....

 

 새로 시작한 봄조끼입니다.

꽈배기무늬 처음 떠본다는...

코튼 실이라서 모양이 자알 잡히더군요.저렇게 중간쯤 풀었다 다시 떴던 곳이 일목요연하지 않으면 다아 풀고 새로 뜨고 싶다는 다분히 강박적인 생각이 듭니다.

흠....

앞으로 저럴 때는 실을 좀 당기면서 떠야 한다는 것을 배웠는데 실수라는 것은 늘 자신만 아는 까닭에 눈에 거슬립니다.

언젠간 내 손으로 게이지 내서 뜨고 싶은 것을 뜨는 날이 오겠지요.

그래도 훌륭한 학생-??-인 나는 늘 기초와 기본을 다아 익힐 때까지 선생님 말씀에 무쟈게 충실합니다. 물론 나름 집에서 이해 안되는 것들은 열심히 책으로 공부도 하지요. ㅋㅋ

예습과 복습의 놀라운 효과는 이렇게 뜨개질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