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게 많군.
얼라들 모자는 다아 떴습니다. 두 개...
초보 솜씨가 분명해서 여기저기 완벽하지 않지만 그래도 초보적인 솜씨가 나름 귀엽습니다.
초보의 미숙함에는 틀림없이 진지한 열정이라는 미덕이 있기 때문이지요.
분명이 같은 크기로 뜬 것인데 다릅니다. 오른 쪽 것은 엊그제 온 친구가 처음 시작을 해 놨다가 내가 이어받아서 떴는데 그래서 그런 모양입니다. 수제품의 미덕은 바로 저런 개성의 발현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딸랑 캔디톤의 푸른색 실 한가지가 들어 있어서 지난 번에 사 놓은 실로 나름 멋을 내 봤습니다.
색깔 섞어 뜨는 일은 힘에 부치고 해서 약식으로 스티치도 하고 방울도 달아 보고...
색깔이 이쁜데 불빛에서 찍었더니만...
저걸 쓰게 될 아기가 내가 누군지 몰라서 다행이고 그걸 받는 엄마가 또한 '내'가 누군지 몰라서 맘이 가볍습니다.
때로 특정한 누군가의 호의는 감사나 고마움... 이라는 마음의 부담을 지우는 업을 짓기도 하거든요.
내게, 주는 기쁨을 선사한 누군지 모를 아기에게 감사함을 전합니다.
조카 재은이에게 떠 줄 목도리용 실입니다.
지난 번 강좌에서 무지개 떡 색으로 목도리를 뜨겠다고 했더니 모두 웃었습니다. 정말 무지개 떡 색이지요?
믹스 된 볼드컬러가 잘 어울리는 녀석인지라 약간의 파스텔톤이 걱정되긴 하지만 그래도 아주 이쁠 것입니다.
스웨터는 반 쯤 진행됐는데 언제 목도리랑 모자랑 다아 뜨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치과는 못 가서리 내일 가 볼 생각입니다.
갑자기 중3짜리 아이가 문자 메세지로,
선생님 내일 저랑 동대문 시장가요
치과 가야해서 못 간다
끝나고 가믄 되잖아요.
이빨 뽑고 피 질질 흘리며 다닐 순 없잖냐?
제가 다 받아 먹을께요
니가 무신 뱀파이어냐?
이러고 있습니다.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