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한 토요일...
주먹만한 눈송이가 퍼얼펄 내리는 중이다.
사흘 째 목이 까끌까끌하게 아프다.
집안은 엉망진창으로 해놓고 빈둥댄다.
이래도 괘않다. 어쨌든 세 시 넘으면 나는 목을 혹사시키며 떠들어야 하는 운명이니까...
울엄니 보내신 서리태 콩넣어 지은 밥에 동치미에 두어가지나 되는 김장김치에 돼지고기 항정살, 쇠고기 채끝 살, 돼지고기 목살에 사태에-어제 백화점에 갔는데 무조건 만원이라고 해서리 몇 팩 집어들었더니만...- 사골, 우족 넣은 곰탕에....먹을 거 많아서 겨울 집안은 따뜻하고 훈훈하다. 체중 6킬로가 줄었는데 이건 표시도 없다. 이번 주 지나고 다음 주 주말이면 만세!!! 나도 살만한 세상이다.
그래도 오늘은 청소도 하고 밀린 행주도 삶고 빨래도 하고... 해야 하는데 이렇게 창밖으로 풀풀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홀짝이는 커피 맛이 좋아 당최 하고 일어나고 싶지 않다.
열심히 뜨개실 사이트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검색하고 연구하고-??- 공부한다. 물론 지금은 겨우 메리야스 뜨기로 스웨터나 뜨는 중이지만 언젠가는 예술품 같은 옷들이 탄생하겠지... 하하.
질을 모르면 가격을 보라고 했듯이 가격을 보며 좋은 실을 가늠해내는 중이다. 모니터의 색깔과 실재 색깔의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는 퀼트천 사재끼며 알아냈고, 그나마 얼마나 다행인가. 고급과 허접의 차이를 알아낼 수 있다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이건 비싼 것과 싼 것의 차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뭐 여하간 비싼 것을 지향한다는 것은 고급을 지향하는 것과는 다르다. 나는 분명 고급을 지향하는 인물일 뿐이라고 믿고 싶은 건 내가 고급한 인간이 아니어서인지도... ㅋㅋ
이것저것 실하고 뜨개책 사재끼는 짓을 안 하려고 애쓰는 중이다.
눈송이들이 가로로 날리는 걸 보니 바람이 제법 부는 모양이다. 알라들은 저 바람 속을 헤치며 올 것이고 나는 이제 일어나 집안 정리를 해야겠다. 이럴 땐 쇠고기 넣은 배춧국이 맛있는데...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