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는 것은 즐겁다
어젯밤 동침자가 생기는 바람에 오늘은 하루 종일 병든 닭 꼴이었다.
낮에 어슬렁 침대로 가서 책장 휘휘 넘기다가 낮잠도 잤는데 낮잠이란 건 아무리 짧게 자도 자고 나면 기분이 나쁘다. 몸은 무겁고 속은 부대끼고...
아침에 햇살 쨍!!! 이었고 바람도 제법 살랑거리길레 날씨 좋은개벼~~ 산에나 갈까 어쩌구 했었는데 무쟈게 더웠던 모양이다. 가옥 구조상-어두컴컴한 일층- 집안에 있으면 선선한데다 바닥이 워낙 차서 양말 신어야 하고 저녁에는 긴바지로 갈아 입기까지 했는데 포털 사이트 날씨에 들어가 보니 현재 기온 32도.....
책상 앞에 앉아 소형 선풍기 약풍으로 틀어놓고 플라워 가든 파우치 퀼팅 하면서 친구가 구워준 손금강의 동영상을 내리 다섯 시간 들었다. 들으면서 느낀 건데 정말 나란 인간이 공부를 엄청 하긴 한 모양이다. 새로운 게 하나도 없고 다아 책에서 보거나 인터넷을 통해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이건 정말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는 것하고 같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분명 책에서 본 것인데 한 번 듣고 나니 헤매고 아삼삼했던 것들이 단 한번만에 확연해졌다. 이래서 시청각 교육이 중요한 것일 게다.
사실 얼마전 꿈해몽 사이트에서 만원을 주고 해몽을 받았는데 이런!!! 하나도 안 맞고 내가 찾아낸게 더 정확하게 맞았다는... 그때도 나는 내가 얼마나 많은 공부-??-를 했는지 실감했다는... 조만간 책 내도 될 듯 하다.
내게 있어서 배운다는 것은 그렇게 주먹구구식으로 그러나 열정을 갖고 수많은 자료를 찾고 정보를 얻어내는 과정에 불과한지도 모른다. 그렇게 아무런 욕심없이 눈 빛내며 찾아다니다 보니 이건 거의 준~~ 전문가 수준이다. -역시 오만과 건방... ㅋㅋ.-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나는 이걸로 업을 삼고 싶은 마음 따위는 추호도 없으니까 그저 아마츄어적 성취감일 뿐이다. 그리고 세월이 흐르고 흘러 더 나이 들면 내가 아는 것, 배운 것, 느낀 것으로 사람들에게 돈 안 드는 덕이나 베풀고 살자... 주의다. 당연히 퀼트 열심히 배워 퀼트샵 낼 일도 없을 것이고, 뜨개질 배워 뜨개질 강의 할 생각도 재봉틀 배워 홈패션 주문 받아 팔 생각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전문가처럼 배워서 자알 하고 싶다. 이건 사실 중증 완벽주의다. 그러다보니 재봉틀은 줄창 책만 들여다보고 있고, 뜨개질도 열심히 남의 블러그 구경만 하고 있다. 조만간 어딘가 등록을 하긴 할 것이다.
어제 오늘 내리 다섯 시간 넘어까지 동영상을 보면서 느낀 점은 이런 방식으로 영어나 일어공부를 하거나 수학 공부를 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바느질 하면서 수학은 좀 어렵겠군. 흠... - 확실히 엉덩이는 무거운 인간임이 분명한데다 어쩐 일인지 남의 말 알아듣는데는 더 유능해져서, 뭐야 ???? 가 잘 없다. 다만 순간적인 기억력은 @@%#@!@?~!이다.
올 여름엔 주식투자 뭐 이런 걸 공부해서 워렌 버핏 흉내를 내봐?? 삼백만원으로 삼십억 벌었다... 뭐 이런 책도 써보고... 좋다. 하하.
눈 빛내보면 할 게 너무나 많아서 빈둥대는 게 죄악스럽기까지 한데 어쩌랴!! 빈둥대면서 할 게 많아 좋군... 하는 시간도 충분히 보람있다고 생각한다.
만나서 노올자~~ 스케줄만 잡히는 날들이다. 어쨌든....
아자!!!!!
여름은 견디는 것인가, 누리는 것인가... 이렇게 집안에서 콕!!!!!! 하고 있으면 충분히 누리는 계절이리라.
내일은 감자 썰어넣고 수제비나 해 먹어야지.
집에서 갖고온 된장풀어 멸치, 감자, 호박, 풋고추 넣고 자글자글 자작자작하게 끓여먹는 된장찌개가 환장하게 맛있는 날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