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물멀미 나는 날들...

오애도 2009. 7. 14. 12:04

알라들 시험도 끝났고 조카도 떠났고 한동안 힘써줬던 친구의 일도 마무리가 됐습니다.

이제 정말 널럴한 -??- 날들입니다.

 뭐 사는게 사실 이러나 저러나 지나고 나면 다아 고만고만한데 그 속에서 빠져 나와서 이렇게 불쑥 한가해지면 그래 바쁘게 산다는 건 '나'로 살아가는 게 아니라 '존재'나 '관계'로 살아간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물리적으로 한가할 때는 당연히 '나'와 관계를 맺고 '나'와 대화하며 '나'를 개체화할 수 있어서 정말 별로 트러블 없는 영혼과 함께 살아가는 기분이 들거든요.  어릴 때는 물론 그렇게 개체화 된 '나'일지라도 서로 맘에 안들거나 싸우거나 투덜대거나 했지만 어쩐 일인지 나일 먹을수록 별로 거스르는 게 없습니다. ^^

 

내 손금을 들여다 보면 두뇌선이 손바닥을 횡으로 갈랐는데-이건 점점 자라서 그렇게 됐다. 왼손의 손금은 90퍼센트 갈랐고 오른 손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자라더니 완전히 손등으로 넘어갈 지경이다.- 70퍼센트 지점에서 월구-두툼한 부분-으로 지선이 길게 뻗어 점점 자라고 있습니다. 최근에 확실히 안 사실인데 이렇게 월구 쪽으로 지선이 뻗을 경우 평생을 정신적 여유를 갖고 살게 된다는군요. -월구가 지배하는 부분이 상상, 공상적인 측면인데 지선이 아니고 본선이 너무 지나치게 휘었을 경우 망상이 생긴다는...ㅋ- 다행이 손가락 쪽으로도 슬슬 몇 가닥의 선들이 뻗어나가는 터라 마치 나무의 윗부분 같아 보이는데 이건 돈을 번다는군요. 앗싸!! 하하.

 뭐 여하간, 나는 늘 좋은 것만 믿는 인간이니까 그리고 그렇게 믿어서 다아 이루어지니까, 그뿐 아니고 허왕되고 사한 것만 아니믄 남을 위한 것이든 '나'를 위한 것이든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면 다아 이루어지는 걸 보면 나는 분명 축복받은 인간입니다. ㅋㅋ.

 손금만으로 보면 머잖은 날에 멀미가 터지듯 삶이 빛나는 곳으로 튀어나갈 것이지만 사실 안 터져도 그만입니다. 이만~~ 하면 된 것이지요.

 여전히 자동차도 없어서 옆에 사는 친구의 신세를 져가면서 살고, 남편도 없어서 생수통도 번쩍 혼자 들어다 놓을 수 밖에 없고, 아니 아직 내 집도 없어서 수 십만원의 월세를 내기도 하지만.... 그래도 신세질 친구가 가까이 있는 것도 감사하고, 생수통 번쩍 들 건강이 있는 것도 감사하고,  방세 척척 내고 남아서 저축도 할 수 있을만큼 벌고 있는 것도 감사한 일이지요.  

흠.... 이렇게 마음의 여유와 정신적인 한가함이 생기면 확실히 철학을 하게 되는군요. ㅎㅎ. 뭐 빛나는 희랍문화가 노예제도를 바탕으로 노예들이 뼈빠지게 일을 하거나 전쟁터에서 싸우는 동안 귀족들은 예술과 철학의 밭을 갈고 전쟁을 하는 것처럼 이루어졌듯이 말입니다.

 물멀미가 나는 날들입니다.

내게 주어진 삶의 몫이 어떤 것이든 감사하게 받고 겸허하게 살자 싶습니다. 다만 좀 더 부지런해지기는 해야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