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그날 비오는 저녁....

오애도 2009. 4. 22. 11:06

 봄비 오던 지난 월요일,   어슬렁....

남대문 시장엘 갔었습니다. 비는 꽤 많이 내렸던 터라 커다란 골프 우산을 쓰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핸드백이 젖고 청바지 아랫단이 젖어들었지요. 버스 안에는 사람들 냄새와 함께 비냄새가 가득 차 있었습니다. 

 마른 세상을 적시는 비님 덕분에  남산이나 길가의 풀과 나무들은 마치 소리치듯  생기있게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지요.

시장에서 칼국수 한 그릇을 먹고-원래 보리밥 먹었는데 저건 서비스... 칼국수 시키면 보리밥이 서비스로나오지 않는데 보리밥 시키면 칼국수나 냉면 둘 중에 하나를 준다. 양은 이것이나 저것이나 반 쯤 되는 양인데 어느 것을 시켜도 그러니까 똑같다. 그래서 500원 더 비싼 보리밥을 자꾸 권하는지도...-

 

 

 

보리밥은 다 먹어서리 칼국수만 찍었습니다. 보리밥과 함께 주는 푸욱 끓인 된장국이 맛있지요.

 

 

밥 먹고 실실 걸어오다가 계단 나오길레 지름길이려니 하고 올라갔더니 아늘아래 첫동네처럼 불쑥 텅빈 놀이터가 나타났습니다. 위쪽에서 보면 백범공원 일부이겠지만 아래서 올라가니 불쑥!!! 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였지요.

비오는 날의 텅빈 놀이터...비오는 날의 고즈넉한 동물원...

혼자 살면서 어째 나는 그렇게 고즈넉하고 사람 없는 곳이 무한대로 끌리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붕 있는 평상이 놓여 있어서 커피 한 잔 뽑아들고-매점이 있었는데 손님은 하나도 없었고 쥔장도 안에서 꼼짝 하지 않는지 보이지 않았다.-  텅빈 놀이터를 바라봤습니다.

 

 그렇게 세상은 '내 것'입니다.

내맘대로 살아도 되는...

 

 

 

 

남대문 명물 야채호떡....

기름 속에 튀긴 것처럼 봉지에 기름이 잔뜩 뱄다는...

 

 

  

용산 도서관을 지나고...

  

 

한 때 한다하는 대학생들이 꽤 지체높은 문화적 향수의 아이콘이었던 독일 문화원도 지나고-저기서 번역 안된 독일 영화를 본다는 말을 자랑삼아 했던 친구가 생각나서리... 사실 난 독일 영화는 무쟈게 바삭바삭하고 스산하다는 느낌이 든다-.  

 

 

 

저밑의 서울의 저녁 풍경도 한 장...

사실 옆에 커다란 교회가 있어서리 십자가가 박혀서 나름 고심...

밤풍경 속에 별처럼 빛나는 교회 십자가들을 보면 시일 겁이 나는데 성경 말씀에 이끝에서 저끝까지 말씀이 퍼지면 지구의 종말이 가까워졌다는 얘길 본 것 같아서...

흠....

 

 

아스라한 남산의 비오는 저녁 풍경....

 

 

 

 

 

그리고 초파일 등이 켜진 남산 길...

 

 

 

전혀 나아질 것 같지 않은 목은 하도 쉬어서 노랠 부르면 제법 바이브레이션이 어색하지 않습니다. 하하하.

 이렇게 영원히 쉰 목소리 되야서 못하는 노래솜씨 업그레이드 되는, 별 게 다 이루어지는 일이 일어나는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노랠 잘하는 걸 꿈 꾼 적 없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