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흐른다.
아아아 마이크 테스트...
목이 푸욱 잠겼다. 이런!!! 이러다 문주란이나 이성애 같은 허스키 보이스가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지난 주에 꽤 바빴는가??? 모르겠다.
모든 후유증은 시간이 지나야 나오는 법이니까 아마 한 서너주 무리했던 후유증인 모양이다.
게다가 일교차 큰 날씨덕에 목감기가 창궐하는 모양인데 그걸 비켜갈 내가 아니지... 흠...
하여 당분간 몸을 좀 사릴까 생각했드만 뭔가 이번 주도 스케줄 꽈악이다. 아이들 시험기간은 슬금슬금 다가오고 그렇게 어영부영 하다 보믄 계절은 후욱 지나갈 것이다.
내게 있어서 월요일은 가장 한가한 날이다.
남들이 바쁠 때 누리는 한가함이 즐겁고 기쁜 대신 남들 쉬는 날 목 쉬도록 일하니까 이건 뭐 쌤쌤이지만 나란 인간이 남들 쉴 때 일한다고 투덜대지는 않으니까 이렇게 쉬는 날은 보우너스 같다. 사실 남들 쉴 때 일하는 것도 그닥 나쁘지 않다. 남들 할 때 다 하는 것은 어려운 게 아니지만 남들 할 때 안 하는 것은 그닥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뭔 소리냐??-
뭐 그런 이유로 나는 유행이라는게 싫고 따라하기를 심히 즐겨하지 않는 인간이다.
어제는 남산에 올랐고 그제는 양재천엘 갔었다.
벚꽃이 절정으로 피어 있었다. 꽃이 진 자리에는 푸른 잎이 색을 입히겠지. 꽃이 피어 있는 시기는 길지 않다. 잎이 피어 있는 시기가 어쩌면 나무에 있어서 가장 긴 기간일 것이다.
나무의 미덕은 그렇게 묵묵히 제 몫의 삶을 받아들이며 서 있다는 것이다. 교만하지도 오만하지도 투덜대지도 다른 누군가를 질시하지도 않고 말이다.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이는 나무...
내 젊은 날의 소망은 바람처럼 사는 거였고,-내 맘대로, 내가 원하는대로 살았다는 의미에서 이건 이루어졌다- 지금은 그저 한 그루 나무였으면 좋겠다.
인생을 나무로 빗대어 말하자면 나는 이제 가을에 들어선 게 분명하다. 안에서나 밖에서나 영양 있는 것들을 받아들여 나는 잎을 키우고 열매를 영글게 했어야 했는데 아직 결과는 더 두고 봐야겠지.
다만 산 넘고 물 건너 이제 산모퉁이 돌면 거기엔 햇빝 따뜻하고 물 맑고 밝은 초원이 기다리고 있으리란 걸 믿을 뿐이다.
그렇게 시간이 흐를 뿐이다.
아자!!! 빛나는 월요일...
앞으로의 삶의 갈피갈피 어디 쯤 층층히 나를 위한 선물이 기다리고 있을 거 같은 가당찮은 예감이 든다.
흠... 이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