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단상...
생일도 음력으로 치르니까 당연히 일년의 시작도 음력으로 시작됐다고 믿고 곰곰 일 년의 계획이라는 걸 세운다.
거창하게 어쩌구 저쩌구 해서 이루어진 건 없으니까 그냥 올 해는 부지런히 살자 쯤으로 했다.
밀려오는 적군처럼 하고 싶고, 해야만 하는 일이 산더미다. 그 나이에 그런 걸 해서 뭐하냐 따위의 말을 듣게 될지도 모르지만 내가 쌓아놨다고 믿고 있는 것을 점검해 혹시 구멍나 있는 부분들을 메꾸는 일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아예 처음부터 해야 하는 것에 비하면 이건 얼마나 쉽고 빠를지 상상이 간다. 게다가 어떤 부분에서는 확실히 둔해졌는데 어떤 부분에서는 시퍼렇게 날 선 칼날보다 더 명민해지는 부분도 있어서 깨닫고 인식하는데 예전에 비해 시간이 오분의 일도 안 걸린다. 우와~~~ 나이 먹어 좋은 점이다.
손금을 보면 내 두뇌선은 점점 길어져서 정확하게 손바닥을 횡으로 갈랐고,-원래 날카롭고 깊고 길었다.- 희망선은 바늘끝처럼 날카롭게 자라서 드디어 목성구를 종으로 갈랐다. -이건 어릴 때부터 있었는데 이걸 갖고 있는 사람은 일생을 별 거 없는데도 룰룰랄라 살다가 권력과 명예를 쥔단다. ㅋㅋ- 그래도 꿋꿋하게 변함 없는 것은 감정선인데 얼마 전에 끝에 매달려 있던 희미한 네모의 선을 뚫었다. 살아 있는 것처럼 그것은 그렇게 자라고 소멸하는데 참으로 신기한 일이지 않을 수 없다.
그것만으로 내 삶을 점치자면 이젠 내 연륜이-??!!!- 자신의 삶을 재단하고 요리하는 칼날로 휘둘러도 될 때가 됐다는것은 아닐까? 하하.
섣달 그믐 밤에 느닷없이 새로 이사한 집에 피아노 한 대가 놓여 있는 꿈을 꾸었다.
깨고 나서 올 해는 피아노를 사려나?? 했는데 그건 아니고 오랫동안 원하고 바라는 일을-뭔데??- 내 맘대로 하게 되리라는 해몽이었다.
피아노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조율과 연주니까 아마도 내 삶을 내가 조율하고 내가 연주하게 되리라는 것이리라. -신나는 일이다.ㅋ- 만약 피아노를 쳤는데 불협화음이 났다면 삶이 헝클어진다는 것은 뻔하게 할 수 있는 유추다.
얼마 전 점집엘 갔었다.
그 점쟁이가 혼잣말로....
우와 이 사람, 신이네... 했다. 난 신이 내리나? 하는 생각으로 뜨끔했는데 다행이 그건 아니고 판단력이나 통찰력이 그 수준이라는 것이다. ^^;;
그런데 사람들은 지금까지의 반응이, 어? 제법인걸... 이라든가, 꼴에 센스가 좀 있네... 정도로 봤을 겁니다. 그런데 조만간 당신 말이 갖고 있는 힘을 인정해줄 때가 올 겁니다. 말에 힘이 있어요. 그리고 고생했다고 하지 마쇼~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았으믄서...
큭!!!!!
하여 난 그걸 믿고 점점 건방이 하늘을 찌를까봐 걱정이다.ㅋㅋ. 겸손, 겸손...
어쨌거나 역시나 긍정적인 나는 그렇게 좋은 것들만 붙들기로 하고 올 해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공부하되 욕심부리지 않을 것이며 건방을 경계하고 오만을 조심할 생각이다.
나는 '나'를 믿고, 삶을 주관하는 '신'도 믿는다.
그 경계 어디쯤에서 방황하지 않을 것이며 내 삶에 웃으며 악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