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애도 2008. 9. 29. 14:49

 

 

 

 

 

 

 

 

 

 

오늘은 알라들 시험 첫날...

새벽 두시까지 -우리집에 오면 가려고를 안 한다는...- 알라들과 있었다.

 

어제는 아침에 멸치 칼국수 한 봉다리 끓여먹고 종일 먹을 새가 없어서 굶었다.

열 시 쯤 되니까 기운이 쫘악 빠져서 혼자 남아 있던 아이에게 삼각김밥이라도 사 오라고 보냈는데 마침 늦게 온 아이가 케익을 들고 왔다. 아빠 생일이라서 가족끼리 생일 세리모니 하고 선생님과 먹으라고 들려 보내셨단다.

무지하게 리~~치한 Paris Croissant 생크림 쵸코 케익...

아이들과 한 조각 씩 먹고 남아서리 점심대신 블랙커피랑 한 조각 먹었다. 맛은 있는데 느~~ 끼한 것은 어쩔 수 없다.

내일 보는 시험은 한문과목이고 다음날이 내가 가르치는 주 과목인 국어 사회 도덕이 하루에 묶였다. 이건 죽음이다.

 

하여 오늘은 한문 기출문제만 잔뜩 뽑아주고 그냥 보냈다. 어차피 한문이란 과목은 외우기 노가다가 되야 하는 것이고 어떤 것을 어떻게 중점적으로 봐야 하는 지는 이미 얘기해 줬으니까 나머지는 지들이 알아서 할 일이다.

덕분에 이따 저녁에 학교 다른 알라들 시험 준비 하러 오기 전까지 뜻밖의 망중한이다.

 

다 꿰매고 사슴 다리 한 짝만 남았는데 빨리 해치워야지. ^0^

그리고는 또 틈틈이 다리 한 짝씩 잡고 솜 집어넣을 것이다. 

 

이번 주만 지나면 뭐 신나는 삶이 올 거 같지만 이렇게 알라들 가르치는 것도 즐겁다.

그 녀석들은 얼마나 재기발랄한지 가만히 보고 있으면 내가 젊음의 엔돌핀을 수혈받는 기분이다. 창문 열고 바느질을 하고 있는데 저기서부터 시끌벅적하게 애도쌤~~ 오우 애도~~~ 에도막부!! 어쩌구 하면서  큰소리로 부른다.  

 

그렇게 빛나는 햇빛 속에서 가을날이 흘러가고 나는 물 밑같은 평화 속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