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덥다!!
곗날...
이라서 이리 빼고 저리 모아서 어제부터 한 수업 중에 두 개가 캔슬됐다. 하여 어제는 다섯시에 일 다아 끝내고 빈둥거렸고, 오늘 아침 열시 수업도 이러저러하게 못 하게 됐다. 당장 먹기엔 곶감이 달다고 일 안하니 좋다. ㅋ 아니, 이렇게 더운 날 알라들도 땀 삐질삐질 헥헥대며 왔다갔다 하는 일도 사실은 보기에 무지 애처럽다. 하여 주중에 해 저물면 보충하자...고 문자 보내고 탱자거린다. 무슨 인생에 큰 일이라고 이 더운데... 말이다. 능률 안 오르는데 명분때문에 하는 것은 별로이다. 이래서 아마 더운 지방의 사람들이 그다지 잘 살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여하간 기후가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실감한다.
아이들 온다고 미리 에어컨 틀어놨더니 제법 시원한데 사실 우리집은 기이하리만치 여름에 덥지 않다. 안방에 대자리 깔고 이십분 이상 누워있으면 제법 한기가 드는데 이게 아마 땅바닥에 닿은 일층집이라서 그럴 것이다.
스멀스멀 퀼트 바느질을 시작해야지 하는생각이 가려움증처럼 일고 있다. 한 열 가지 쯤 손도 안 댄 패키지가 있고, 하다 만 것도 대여섯 개 쯤 있다. 가을이 오기 전에 다아 해치워야 할텐데... 패키지 중에 린넨 가방도 있는 것 같은데 그건 여름에 들고 다녀야 하는 것인데 완성해서 한 번이라도 들어나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사실은 집요하게, 풍성하고 심플하고 묵직한 린넨천으로 침실 커튼을 만들고 싶었었는데 여름은 다아 갔고, 체크와 광목천 섞어서 춘추용 커튼이나 만들까 또 집요하게 생각중이다. 하여 쌓이느니 퀼트천이다. 게다가 생각으로는 재봉틀을 본격적으로 배워서 옷을 만들어 보고 싶기도 하다. 하고 싶은 일은 많고 시간은 없고-???- 뭐 이렇다. 하하하.
하지만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하고 싶은 일이 많으니 늘 눈이 빛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러니 삶이 무료하거나 따분할 틈도 없고, 누가 건들지 않으면 세상은 충분히 살만하게 느껴지니 말이다.
다만 책 읽는 것에는 분명 소원해졌다. 티비랑 영화도 끝낸지 오래고... 새로 나오는 책들 중에 실용서 외에는 마음을 움직이는 책이 별로 없다. 다만 점점 고전이 좋아진다. 다시 셰익스피어를 읽고, 톨스토이를 읽고 니체와 사르트르를 읽는다.
그걸 보면서 내가 이걸 읽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는...
새로 디지털 카메라를 샀다. 두 군데에서 샀다가 배송 문제로 두번이나 취소하고 어쩌고 그야말로 오디세이를 거쳐서 휴가도 다아 지나고 샀는데 처음 가격보다 이만원 쯤 더 쌌고, 두번 째로 급하게 주문했다가 취소한 것에 비하면 사만원 쯤이 세이브 됐다. 역시나 쇼핑운 좋은 나다. 하하. 그거 만지면서 자꾸 DSLR 카메라가 갖고 싶다는 생각에 시달린다. 먼저 쓰던 것은 어린 조카가 고모, 저 이거 갖고 싶어요~~ 하길레 두말 않고 줬다. 얼마나 생각이 뻔한지 새것하고 두 개를 놓고 있는데 새것은 쳐다보지도 않고 묵은 것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적어도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 뻗을 줄 아는 명민한 녀석이다.
여기서 잠깐... 띠리링!!! -친구다-
박태환 금메달 땄어.
오잉??
중요한 거니까 아무리 수업 중이라도 잠깐 봐라..
알았어.
하여 얼른 티비 켜고 박태환 금메달 따는 거 리플레이로 보고 왔다. 역쉬!!! 죽이는 스트로크에 발차기다. 얼굴도 잘 생기고, 인물이다. 하하.
요즘 보면 관상이라는 걸 무시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잘 생기고 이쁘다는 것이 조각같다거나 인형같은 게 아니라 정말 맺힌데 없는 인상을 갖고 있어서 호감을 주는데다 제법 오라를 뿜기도 한다는...
나는 점점 영발 센 무당이 되는 걸까?
하여 좋고 예쁜 얼굴이 좋다. 특히 나이 먹어가며 좋은 얼굴은 정말 따로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아무리 젊어보이고 이뻐도 호감을 주는 인상과 그렇지 못한 인상이 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좋은 느낌을 주는 인상이라는 건 참으로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그건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테니까 젊어서부터 피부관리 말고 인상관리 하고 살자.
사십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라.. 는 말을 쓰다가 거울을 보니 이런... 입술에 반창고는 붙었고, 얼굴은 시커멓게 그을린 중년의 여인네 얼굴이다. 하하
더위 먹은 소리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