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애도 2008. 7. 12. 14:59

주문한 퀼트 패키지가 왔다. 가방 두 개, 파우치 한 개, 인형, 크리스마스 트리 그리고... 린넨천 패키지... 차분한-??- 인간인 나는 본 그리기 전에 일단은 꼼꼼하게 과정 먼저 살피고 있다. 여름 가기 전에 다아 만들기는 할 지 모르겠지만 여하간 듬직하다.

매일매일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할까 생각하는 할일 없는 노인네도 아닌데 이상하게 저런 일은 일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괜히 듬직하다. 만들어 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누굴 주려는 목적으로 만드는 것도 아닌 그저 과정에의 집착이다.

 돈 들고-비싸다-, 시간들고, 그렇다고 만들고 주구장창 사용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누구한테 선뜻 주게도 되지 않고...

여하간 모처럼 토끼 인형도 샀는데 아직 본 만들기도 안 하고 있다.

그리고 나머지 곗돈으로 인터넷에서 랄프로렌 피케셔츠 두 벌 샀다. 받아서 이쁘면 핑크색하고 감색하고 두 벌 더 살 생각이다. 오랜만에 여성용 셔츠 주문했다. 하하.  같은 디자인에 색깔만 다른 게 네장?  지극히 변태스러운 취향이다. 그리고 나머지는 여름휴가 때 써야할 듯... 우선 엊그제 만난 친구랑 속리산엘 다녀오기로 했고,  조카들도 올 것이고,  작년에 갔던 바닷가엘 또 가자는데 모르겠다.

 

시험 끝났다고 수업 두 개 재꼈더니 이따 저녁때까지는 보너스처럼 한가한 토요일이다. 맘 같아서는 바느질이나 했으면 좋겠는데 맡아 놓은 일이 있어서 이것도 저것도 안되고 있다. 체중은 다시 시일 내렸고, 잠깐 우울증이 왔었고, 무의욕에 사로잡히기도 했었다. 뭔가 맛있는 게 먹고 싶기도 하고 반대로 먹으면 토할 것 같은 기분도 든다.

평화롭고 느릿느릿 토요일 오후가 가고 있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 창밖이 컴컴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