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그런...
빌라 일층인 관계로 햇빛이 별로 안들어 사실 화초 키우기는 불가능하다.
작은 방만 그런대로 환하고-오후엔 햇빛 쨍쨍해서커튼 쳐야한다.-나머지는 어두컴컴...
먼저 살던 집은 과하게 햇빛이 들어와 광합성이 지나치게 이루어진 거에 비하면 여기는 광합성 안 이루어져 사람도 안 나가고 있으면 콩나물처럼 쇠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ㅋ
당연히 꽃이 피는 것은 안되고, 선인장도 잘 못 자란다. 적어도 물과 햇빛이 필요한 식물은 안 된다.
그런데... 정말 희한하게 몇년이고 몇년이고 자알 자라는 게 있는데 바로 행운목과 개운죽이다.
행운목은 한 뼘도 안되는 것들을 낮은 수조에다 물만 가끔 부어주는데도 짙은 녹색에 옆구리에서 새싹까지 나와 울창 무성하다.
개운죽은 원래 낯을 가리는 식물이 아니니까 역시나 그것도 몇년이나 몇년이나 잘 자란다.
저런 이파리 푸른 것의 좋은 점은 그저 무난하고 묵묵하게 녹색의 편안함을 제공해준다는 것이다. 과하게 호들갑스럽지 않고, 보아달라고 칭얼거리지도 않으면서 겨울이면 실내의 바삭바삭한 공기를 뚫고 제법 푸르른 생기를 내뿜는다.
부엌의 전자레인지 위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들....
가운뎃 것 두 그루는 한 달 전쯤 별로 싹이 크지 않은 것을 사왔는데 저만 큼 쑥쑥 자랐다. 양쪽 옆엣 것은 일년이 훨씬 넘은 것인데 사진이 잘못 나와서 그렇지 상당히 무성하다는...
게다가 보통 두 줄기가 나오는데 키우다 보면가끔 움이 터서 세 줄기가 되는데 먼저 키운 왼 쪽 것도 그렇고, 새로 사 온 것도 그렇고 행운처럼 새 싹이 돋아나 쑥쑥 자란다. 그런데 새싹이 나오는 걸 보면 정말 어렵게 어렵게 한 참 걸려 움을 튀운다.
미신의 여왕인 나는 물론 저렇게 솟아나오는 새 싹을 보며 행운이 싹트고 있다고 믿고 있다.
이름도 얼마나 좋은가!
개운죽과 행운목이라니... 하하하.
운은 열리고 행운이 쑥쑥자라고 솟아난다고 믿으면 되는 것이다.
아멘.....
엊그제 부엌 정리를 하면서 보니까 녹차-엽차-통이 여남으개 가까이 나왔다.
종이로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워낙 내구성 좋아서 쓸 데가 있으려니 하고는 휙 집어던지지 못하고 구석구석 넣어 놨었다.
더러 다른 차 종류를 넣어놓고 쓰기도 햇는데 문제는 속이 보이지 않아서 당최 어떤 종류의 차가 들었는지 잊어버려 그만 못 먹는 차가 많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보니 , 뽕잎차며 산죽차며 녹차며 국화차며 연잎차며 보이차까지 줄줄이 나오는 것이었다.
여하간 버리자니 괜히 아깝고 하여 개운죽 담은 쥬스병을 넣어봤더니 십상이었다.
거기다 패브릭 벽지를 딱풀로 붙이고, 리본까지 맸는데 보는 사람마다 죄 이쁘단다. ㅋㅋ
리본이 쪼매 유치하긴 -저거 없으니까 좀 중국풍, 혹은 일본풍 냄새가 나서리...-하지만 저것도 스승의 날 선물 같은 거 받을 때 매 놨던 것을 풀지도 않고 쓴 것이다.
정면에서 보믄 병도 사실 보이지 않는다. ^^;;
호두 멸치조림을 했다.
팬을 달구고 식용유를 넣은 다음 멸치화 호두와 꿀을 넣고 20초 정도만 볶은 후에 간장 한 숫갈 넣고 불을 끄면 땡이다.
꿀이 많이 들어가서인지 좀 달달하다.
질좋은 멸치와 질 좋은 꿀과 질좋은-??- 솜씨가 어울워져 맛있다. ㅋㅋㅋㅋ
며칠... 정신 없이 바빴다.
뭐 돌아보믄 이루어놓은 것은 없는데 그렇게 바쁘게 살아지면 나는 착한 인간인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게 주어진 몫을 알뜰살뜰하게 구석구석 자알 활용하고 있는 것 같아서 말이다.
물론 낭창하니 고물거리며 게으르게 보내는 시간이 더 많기는 하지만 말이다.
오늘도 역시 바쁜 날...
수업 두 탕에 친구들 놀러와 광란의 밤-??- 아니고 그저 새새거릴 것이다.
미열에 근육통에 두통같은 초기 몸살 증세가 있는데 얼른 가서 사랑하는 약님을 먹어야겠다. ㅋㅋ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혹은 어떻게 살고 있는 것인가...... 문득 떠오르는 불가해한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