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후닥닥닥!! 여행기... 첫번째. 봄이 확실허군!!
오애도
2002. 3. 2. 10:30
지난 물의 날에 고령엘 다녀왔습니다.
아니, 이렇게 얘기하면 잘 모를테니까 합천 해인사 근처에 있는 고령엘 갔었습니다.
같이 가기로 한 친구-덤프-가 사는 곳이 부평 근처인지라 새벽 댓바람에 일어나 부시닥거리며 못난이 김밥도 싸고 뭐 대충 준비를 하고 만나기로 한 곳으로 갔습니다. 음... 서울 경기지방이라고 묶어 불리는 터라 그래도 가까울 것이라고 만만찮게 봤다가 큰코-사실 작은 코- 다쳤습니다. 전철 탄 시간만 꼬박 한시간이었으니까요.
거의 두시간 가까이 걸렸는데 서울서 청주까지 걸리는 시간입니다. 에고...
어쨋거나 지난 번 번개로 딱 한 번 만났던 탓에 가물가물하던 얼굴이 두 번 보니까 다음엔 길거리에서 만나도 알아볼 것입니다.
그렇게 우린 그녀의 개나리색 비스토에 몸을 싣고 안개 자욱한 도시외곽도로를 달리고 이러저러한 도로를 거쳐 경부고속도로를 탔습니다.
그리고 김천까지 신나게 달렸습니다.
휴게소에 들려서는 우동 한그릇 시켜놓고 국물 뚝뚝 흘리며 사이좋게 못난이 김밥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뭐 벼르던 애기 눈이 먼다고 유달리 신경을 썼더니 맛이 여엉 아니올씨다여서 머쓱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휴게소에서는 우리집-시골- 근처인지라 휴게소 뒷문으로 빠져나가 집에 들러 엄마 얼굴도 보고 왔습니다. 후후.
그리고는 엄마가 싸주신 냉이 뭉치를 싣고 다시 길을 떠나 내리 고령까지 갔습니다.
중간중간 지도책 보며 머뭇거리긴 했지만 초행길치고는 완벽하게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음.. 애초에 김영미 놀래키자 하는 속셈으로 내가 간다는 것 숨겼던 것인데 계획대로 놀라더군요.
그런데 김영미씨의 첫마디가 뭐였냐면 별로 안뚱뚱한데요... 하하하 -사실 어떻게 옷을 입느냐에 따라 달라보입니다.--;;-
그곳엔 하우스작물 재배가 많아서인지 달리면서 보니, 들이 온통 비닐하우스로 덮여 있더군요. 멀리서 보면 하얗게 눈덮인 들판으로 보일 정도였습니다.
공기는 잔뜩 봄기운을 품고 있는지라 나른하면서도 뭔지 모를 달착지근함-??-같은게 느껴졌습니다. 여린 삘기순을 씹을 때 나는 그 부드럽고 달착지근하면서 또한 옅은 풋내 같은 것 말입니다.
푸릇한 마늘잎이며 부풀기 시작한 거무스름한 흙 색깔, 그리고 따끈한 햇빛에, 괜히 콧잔등에 송글거리는 땀방울까지...... 내가 싫어하는 확실한 봄의 징조였습니다.
처음 보는 어색함-거의 없었음-도 잠시 우린 의기투합-??-해서 해인사행을 감행했습니다.
늘 그렇지만 절이란 곳은 다 같아 보이면서 동시에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줍니다.
그것은 무신 건축양식이나 그 안에 있는 역사적 가치같은 것 때문이 아니라, 절이 놓여있고 동시에 그것을 품고 있는 산이 어떤 모양, 어떤 색깔을 갖고 있는가 하는 것에 달린 것이겠지요.
겨우내 불어난 체중 탓에 그 낮고 짧은 절길-?-을 오르는데도 꽤 씩씩댔습니다.
절입구에 이르는 길에 수 백년은 산 듯한, 잔뜩 곧고 굵으며 씩씩한 나무들이 주욱 늘어선 걸 보자니, 나무에 비해 나는 훨씬 짧은 세월을 산 주제에 그것을 누리고 있다고 시건방이나 떠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만요.-음...역시 자연은 인간을 겸손하게 만드는구먼^^;;-
그리고는 절에 올라가 어슬렁어슬렁 구경도 하고 사진도 박고-디지털 카메라로 찍어댔는데 그게 찰칵하는 소리가 안 나고 셔터가 도둑사진 찍듯이 실쩍 누르는 것이더만요. 덕분에 멋진 포즈, 이런 거 하나도 못잡았습니다.^^ 잘 받으믄 안뚱뚱하게 나올 수 있는디...-
역시 먼 곳의 산이 인자하게 절을, 인간을, 시간을 부드럽게 품고 있는 자태로 놓여있었습니다.
부석사에서 바라보는 먼 데 산의 모습보다 이곳의 산 모습은 끝이 좀더 둥그스름해서 봉싯거린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가만히 보고 있으면 스물스물 움직거리며 다가올 것 같던걸요.
오늘은 여기까지 쓰겠습니다. 지루한 것은 지양합시다!!^^
아니, 이렇게 얘기하면 잘 모를테니까 합천 해인사 근처에 있는 고령엘 갔었습니다.
같이 가기로 한 친구-덤프-가 사는 곳이 부평 근처인지라 새벽 댓바람에 일어나 부시닥거리며 못난이 김밥도 싸고 뭐 대충 준비를 하고 만나기로 한 곳으로 갔습니다. 음... 서울 경기지방이라고 묶어 불리는 터라 그래도 가까울 것이라고 만만찮게 봤다가 큰코-사실 작은 코- 다쳤습니다. 전철 탄 시간만 꼬박 한시간이었으니까요.
거의 두시간 가까이 걸렸는데 서울서 청주까지 걸리는 시간입니다. 에고...
어쨋거나 지난 번 번개로 딱 한 번 만났던 탓에 가물가물하던 얼굴이 두 번 보니까 다음엔 길거리에서 만나도 알아볼 것입니다.
그렇게 우린 그녀의 개나리색 비스토에 몸을 싣고 안개 자욱한 도시외곽도로를 달리고 이러저러한 도로를 거쳐 경부고속도로를 탔습니다.
그리고 김천까지 신나게 달렸습니다.
휴게소에 들려서는 우동 한그릇 시켜놓고 국물 뚝뚝 흘리며 사이좋게 못난이 김밥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뭐 벼르던 애기 눈이 먼다고 유달리 신경을 썼더니 맛이 여엉 아니올씨다여서 머쓱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휴게소에서는 우리집-시골- 근처인지라 휴게소 뒷문으로 빠져나가 집에 들러 엄마 얼굴도 보고 왔습니다. 후후.
그리고는 엄마가 싸주신 냉이 뭉치를 싣고 다시 길을 떠나 내리 고령까지 갔습니다.
중간중간 지도책 보며 머뭇거리긴 했지만 초행길치고는 완벽하게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음.. 애초에 김영미 놀래키자 하는 속셈으로 내가 간다는 것 숨겼던 것인데 계획대로 놀라더군요.
그런데 김영미씨의 첫마디가 뭐였냐면 별로 안뚱뚱한데요... 하하하 -사실 어떻게 옷을 입느냐에 따라 달라보입니다.--;;-
그곳엔 하우스작물 재배가 많아서인지 달리면서 보니, 들이 온통 비닐하우스로 덮여 있더군요. 멀리서 보면 하얗게 눈덮인 들판으로 보일 정도였습니다.
공기는 잔뜩 봄기운을 품고 있는지라 나른하면서도 뭔지 모를 달착지근함-??-같은게 느껴졌습니다. 여린 삘기순을 씹을 때 나는 그 부드럽고 달착지근하면서 또한 옅은 풋내 같은 것 말입니다.
푸릇한 마늘잎이며 부풀기 시작한 거무스름한 흙 색깔, 그리고 따끈한 햇빛에, 괜히 콧잔등에 송글거리는 땀방울까지...... 내가 싫어하는 확실한 봄의 징조였습니다.
처음 보는 어색함-거의 없었음-도 잠시 우린 의기투합-??-해서 해인사행을 감행했습니다.
늘 그렇지만 절이란 곳은 다 같아 보이면서 동시에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줍니다.
그것은 무신 건축양식이나 그 안에 있는 역사적 가치같은 것 때문이 아니라, 절이 놓여있고 동시에 그것을 품고 있는 산이 어떤 모양, 어떤 색깔을 갖고 있는가 하는 것에 달린 것이겠지요.
겨우내 불어난 체중 탓에 그 낮고 짧은 절길-?-을 오르는데도 꽤 씩씩댔습니다.
절입구에 이르는 길에 수 백년은 산 듯한, 잔뜩 곧고 굵으며 씩씩한 나무들이 주욱 늘어선 걸 보자니, 나무에 비해 나는 훨씬 짧은 세월을 산 주제에 그것을 누리고 있다고 시건방이나 떠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만요.-음...역시 자연은 인간을 겸손하게 만드는구먼^^;;-
그리고는 절에 올라가 어슬렁어슬렁 구경도 하고 사진도 박고-디지털 카메라로 찍어댔는데 그게 찰칵하는 소리가 안 나고 셔터가 도둑사진 찍듯이 실쩍 누르는 것이더만요. 덕분에 멋진 포즈, 이런 거 하나도 못잡았습니다.^^ 잘 받으믄 안뚱뚱하게 나올 수 있는디...-
역시 먼 곳의 산이 인자하게 절을, 인간을, 시간을 부드럽게 품고 있는 자태로 놓여있었습니다.
부석사에서 바라보는 먼 데 산의 모습보다 이곳의 산 모습은 끝이 좀더 둥그스름해서 봉싯거린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가만히 보고 있으면 스물스물 움직거리며 다가올 것 같던걸요.
오늘은 여기까지 쓰겠습니다. 지루한 것은 지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