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피티...15
제법 쌀쌀할 11월의 월요일 아침입니다.
금요일부터 주말 내에 나름 열심히 목아프게 일한 사람으로써 즐거운 휴일의 시작입니다. ^^;;
사과 하나를 깎아먹고 커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물을 올려놓고 이걸 두드립니다.
커피가 떨어져서리 믹스 한 팩을 사다놨습니다. 성질 이상한 나는 집에서 믹스커피 먹는 일을 안 합니다. 물론 어제처럼 커피가 똑 떨어지고 아이들더러 믹스커피 사 오라고 시켜 어쩔 수 없는 경우 빼고는-가스렌지 위에 물을 끓이기 위해 올려놓고 불을 켜고 커피랑 설탕등을 큰 컵에 스푼으로 떠 넣는 과정을 좋아합니다. 아주 간단히 '나'를 위해 잠깐 정성을 들인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게으른 내가 결코 귀찮아 하지 않는 몇가지-걷는 것, 밥 지을 때 쌀 씻어놓고 기다렸다 밥 짓는 것, 찬 밥 대접하지 않는 것, 다림질 등-일 중에 하나지요.
아주 부지런해져셔-??- 요즘은 새벽에-??-일어나 어슬렁거립니다. 컴컴한 집안에서 불을 켜고 부엌에 들어가 가스렌지 불을 켤 때 떠 다니는 평화가 좋습니다.
아무것도 해야할 것 없는데 하고 싶은 게 많은 그야말로 일 없는 날입니다.
이틀 사이에 쪼그만 가방 하나를 후딱 만들어치웠습니다. 예전의 감각이 떨어졌는지 자꾸 거스르게 실수를 해서리 첫번째는 늘 시행착오입니다. 아마 나머지 응용작품-??-들은 훨 뛰어날 것입니다. ^^;;
크기가, 잠깐 저녁에 친구 만나러 나갈 때 슬렁슬렁 들고 다니면 좋을 것입니다. 색깔별 디자인 별로 댓 개 쯤 만들어 옷차림이나 기분에 따라 들고 다닐 작정입니다. ㅋㅋ. 자세히 보면 퀼팅할 때 시침질을 안 해서 앞 뒤 판이 크기가 달라져서 약간 비틀어진데다 고리가 한 쪽이 남아돌 지경으로 어딘가 비틀렸지만 뭐 보기에는 그냥 괘않습니다. ^^;;
종종 머릴 비워놓고 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단순하게 바느질이나 하고 앉아서 미래를 위해 나를 갈고 닦는 일을 하고 있기나 하는 걸까를 생각하지요. 그 미래가 무엇이건 말입니다.
'지금'이 아마 그 이전의 미래일텐데 나는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냐고 진지하게 자문합니다.
잘은 모르겠습니다. 어떤 삶의 양태든 별로 부러워할 줄 모르는 인간인 터라 나는 '나'로 살아간다는 것이, 지금의 모양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아직은 충분이 재밌습니다.
하지만 또 오래지않아 또 다른 길이 내 앞에 나타날 것 같은 즐거운 기대와 희망도 있습니다. 어떻게 살든 어떤 마음으로 사느냐에 따라 세상은 달라지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