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시간을 보냈던 것들입니다.
디지탈 카메라 대신 핸드폰 카메라 들이대는 게 쉬워서리 대충 쉽게 들이댔더니 좀 답답한 구석이 없잖아 있습니다.
이제 막 아플리케가 끝난 마가렛 핸드백입니다. 한 달도 더 넘게 질질 끌고 있지요. 아플리케와 퀼팅까지 끝냈는데 이제 밑판을 잇고 바이어스를 치는 일이 남았는데 재단이 잘못 되서리 잘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아직 수성펜 자국이 남아 있네요~
요건 뒷판입니다. 아플리케의 묘미땜에 중독성이 있습니다. 같은 색인데 어째 저렇게 다를까요? 사진의 왜곡과 비틀림을 실감합니다. ㅋㅋ
그리고... 작년, 냉장고에 이어 가스 레인지를 새로 샀습니다. 단돈 사만원도 안 하는 기구입니다.
먼저 쓰던 것은 중고를 사서 쓴 것이었는데 한 칠년 정도를 썼으니까 많이 썼지요... 연소구-??-에 녹이 덕지덕지 앉은만큼 낡았는데도 무심하게 지내다가 문득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참 별 거 아닌데도 잠깐 행복했던 일이었습니다. 신발 한켤레 값-?-도 안되는데 또 10년 넘게 지기가 생겼으니 말입니다. 물건 깨끗이 오래 자알 쓰는 것은 전혀 의도하지 않은 제 미덕입니다. ^^;; 아주 쿨한 성향이지요... ㅋ
금요일 이래로 산행 스톱입니다. 오늘은 동침자가 있어서리 어영부영 하루가 지나가는 바람에 또 못갔습니다. 하여 그냥 빈둥거리다 양재천이나 갈 생각입니다. 이건 지난 목요일 청계산 깔딱고개입니다. 제법 단풍도 있고, 일찍 움직이는 터라 사람도 없고 고즈넉한 길만 찾아드는 터라 가을 산행의 왁자함에 넌덜머리 안 내면서 자알 다니고 있습니다. 일년만에 등산화 바닥이 닳아서 창갈이 에이에스 맡겨야 할 만큼 열심히 다녔던 내 사랑 청계산입니다. 뒷모습 찍힌 저 분은 늘 동행하는 지인입니다. ^^;;
주말 결혼식의 김영미님입니다.
영월에서 내려 다시 택시를 타고 굽이굽이 산길을 달리고 다시 산꼭대기-??-소롯길을 올라가야하는 결혼식장-??-을 가면서 사랑의 힘이 대단하군 하고 읊조렸다는...
오랜만에 본 전통 결혼식 모습에 따뜻했구요.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에 마음 가득 뿌듯하고 행복했던 주말 영월행이었습니다.
친구와 불쑥 손잡고 찾아가도 콩댐한 장판방 내줄 사람들이 '거기' 있어서 좋구요. 오랫동안 소리없이 여기 이 허접한 글밭을 소요하셨던 오래 된 독자 한 분과 그 주변인들의 당당한 삶과 일상이 부럽고 존경스러웠던 하루였습니다. 가벼움과 얕음과 헛된 기대나 호기심으로 점철될 수도 있는 온라인상의 만남이 그 이면의 묵직함과 깊이와 깊은 유대를 형성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습니다.
주렁주렁 열린 감나무가 있고 한 아름이이나 되는 오래된 밤나무가 있는 산꼭대기-??- 마당에서 세상의 인연의 오묘함을 실감하며 바라봤던 결혼식.
귀농이라는 것이 도시 생활의 실패자가 하는 것이 아니라 이쪽-??-의 삶에 최선을 다하고 그 차후의 선택의 당당함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는.... 하여 감히 헛된 감상으로 귀농을 애기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
가을이 흐르고 시간이 흐르고 삶이 흐르고 있는 월요일 한 낮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