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그래피티... 12

오애도 2007. 10. 21. 10:53

토요일... 원래 있던 수업들이 미뤄지면서 모처럼 쉬는 날이었다. 아침에 지인과 더불어 모처럼 양재천을 걷고 수영을 하고 널럴하게 집에서 청소를 했다.

새로 시작하겠다는 학부형들과 저녁 늦게까지 유쾌하게 떠드는데 불쑥 알라들이 왔다. 한 녀석이 일요일 수업을 토요일로 옮기면 어떠냐길레 아홉시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알아서 니들끼리 연락해 보라고 했더니 지들끼리 결정만 해놓고 결정적으로 선생한테는 아무말이 없었던 것이다. 이런... 결국 열두시까지 수업을 했다. 덕분에 일요일 아침이 널럴하다.

그런 날이 있다. 계획은 늘 어그러지고 벼르는 일은 엉망이 되는...

토요일이 당분간 한가해지고 대신 수요일하고 금요일이 빡세졌다. 뭐 일상은 그렇게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사이클이 굴러간다.

지난 주는 참 부지런하게 살았다. 하루도 안  빠지고 등산이거나 수영이거나 운동을 했고, 나름 필요한 공부도 눈 빛내며 했고, 바느질도 열심히 했다.

또한 지금 생각해보니 여름 내에 밥을 버는 일에 치이지 않고 자알 놀며 지냈다. 초조해 하거나 동동거리거나 들끓음 따위도 없이 내가 선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았다는 생각이다. 나이 먹으며 좋은 점은, 세상의 이치와 원리가 어떻게 흐르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향유하거나 견뎌내야 하는 것인지 제법 노련해진다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은 지나가고 흘러간다는 것이다. 좋은 것도 싫은 것도, 단 것도 쓴 것도...

하여 감히 삶과 일상에 건방떨지 않고 겸허하게 감사한 맘으로 살아야 하리라.

여하간...  이제 서서히 바빠질 듯 하다. 빈둥대던-??- 날이 아쉽겠지만 뭐 일이 많아서 나쁠리는 없다. ^^;;

그리고 정말 고맙게도 잠을 자알 잔다. 사실 잠에는 그다지 욕심도 집착도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짧은 시간이지만 머리 맑게 죽은 듯이 숙면을 한다. 하여 몸이 회춘을-??- 하고 있는듯...  ㅋㅋ

 

청명하고 맑은 일요일 아침, 느릿느릿 시간은 흐르고 그렇게 매일의 일상으로 칠해지는 삶의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