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인연은 다 따로 있어유!!
오애도
2002. 1. 19. 02:00
지난 주 금요일, 작은 오라버니가 결혼을 했습니다.
그야말로 불혹의 나이인 마흔을 넘기고 했으니 늦어도 한참이나 늦은 것이지요.
큰오라버니도 그 나이 쯤에 했으니 결혼 늦는 것도 아마 집안 내력인 모양입니다.
반대로 순서로는 네 번 째요. 아들로써는 세 째인 동생이 제일 먼저 결혼을 해서 맏이가 열 살 입니다.
그 동생은 중학교 동창하고 결혼을 했는데 앞에 줄줄이 밀린 형과 누이 때문에 기다리고 기다리다 목이 한 발이나 늘어난 후 할 수 없이 식을 올렸습니다. 하나도 아니고 셋씩이나 제치고 결혼을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결혼식 날짜를 잡고 식장을 예약하고 한복을 맞추면서 울엄마 한편으론 기쁘면서도 한편으론 착잡해서 눈물짓던 생각이 납니다.
그렇게 네 째가 결혼을 했고 그후 오랫동안 우리집엔 결혼식 따윈 없었습니다. 큰 오라버니는 그 한참 후에 했습니다.
우리 둘째 오라버니는 큰 오라버니가 결혼하기 전까지는 선도 잘 안 봤습니다.
주위에서 소갤 시켜줘도 빙긋거리며 나가지도 않았구요. 당연히 집에서는 너라도 먼저 가라고 야단이었지요.
하도 성화를 하니까 한 마디 하더군요.
제가 먼저 가면 형은 더 가기 어려워져요...
그 때 알았습니다. 우리 오라버니의 깊은 속을 말입니다.
연초에 엄마가 다니시는 절에 계시는 보살님이 그러더랍니다.
음력 칠, 팔월에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안 믿던 자손이 놀래킬 일을 할 거라구요. 그리고 식구가 늘 것이라고...
그때 큰 올캐가 발이 저렸는지 전 아니예요^^-임신- 했습니다.
나는 우스갯소리로 내가 시집가는 거 아녀? 했더니 그건 식구가 느는게 아니라 줄어드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어쨋거나 가족들은 그 일이 내 얘기인 줄 알았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내가 생전 안 보던 선도 두 어번 보고 게다가 애프터로 지방을 오가며 만나기도 했고, 남자 쪽에서 사주를 물어오기도 했으니까요.
울엄마 쾌재를 부르셨을 것입니다.
드디어 보내는구나...
그런데 웬걸!! 추석에 작은 오라버니가 오더니 폭탄 선언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뭐라고 했냐면
엄마 내년 봄에 산관 하러 오세요...
오잉!! 이것이 뭔 소리여... 세상에...
우리 모두 완전히 뒤통수 맞은 것이지요.
하지만 추석날이라 술 한 잔 하신 울엄마 그렇게 기분 좋아하시는 것 처음 봤습니다.
고지식한 울 오라버니 이 나이에 쑥스럽게 무슨 결혼식이냐고, 그냥 살겠다고 했다가 직살나게 혼나고 날을 잡은 것입니다. 부모 형제 친척 다 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나도 한마디 했습니다. 무슨 도둑 장가를 드는 거냐고, 여자 생각도 해 줘야지....-원래 우리집 남자들이 여자들이 어떤 속성을 가졌는지 잘 모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결혼식을 했습니다.
나는 시골 가기 전부터 이젠 네 차례다, 혹은 언제까지 그러고 살거냐 하는 지청구를 장마철 장대비 만큼이나 맞을 각오를 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여기저기 친척들, 이웃들 모두 한마디 씩 하시더만요. 그래도 다행이 뒷말이 좋았습니다.
그러니 저러니 해도 인연은 다 있는개벼. 늬 오빠 보믄......
적어도 억지로 아무나 대충대충 얼렁얼렁 가라고는 안 할 것 같았습니다.
누군가 이젠 진짜 네 차례다 하고 자꾸 채근하면 나도 그럴겁니다.
인연은 다 따루 있어유. 울 오라버니 봐유...
사족: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기쁜 날.
병드신 울 아부지 결혼식에 참석도 못하셨습니다.
병원에서 혼자 계셨지요. 엄마 옆자리에 큰오빠가 앉아 있는 걸 보며, 이제 이렇게 한
세대가 바뀌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식 끝나고 병원 갔더니 울아부지 점심도 안 잡숫고 계시더만요.
산다는 게 쓸쓸해서 목이 메었습니다.
가엾고 불쌍한 울 아부지!!
그야말로 불혹의 나이인 마흔을 넘기고 했으니 늦어도 한참이나 늦은 것이지요.
큰오라버니도 그 나이 쯤에 했으니 결혼 늦는 것도 아마 집안 내력인 모양입니다.
반대로 순서로는 네 번 째요. 아들로써는 세 째인 동생이 제일 먼저 결혼을 해서 맏이가 열 살 입니다.
그 동생은 중학교 동창하고 결혼을 했는데 앞에 줄줄이 밀린 형과 누이 때문에 기다리고 기다리다 목이 한 발이나 늘어난 후 할 수 없이 식을 올렸습니다. 하나도 아니고 셋씩이나 제치고 결혼을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결혼식 날짜를 잡고 식장을 예약하고 한복을 맞추면서 울엄마 한편으론 기쁘면서도 한편으론 착잡해서 눈물짓던 생각이 납니다.
그렇게 네 째가 결혼을 했고 그후 오랫동안 우리집엔 결혼식 따윈 없었습니다. 큰 오라버니는 그 한참 후에 했습니다.
우리 둘째 오라버니는 큰 오라버니가 결혼하기 전까지는 선도 잘 안 봤습니다.
주위에서 소갤 시켜줘도 빙긋거리며 나가지도 않았구요. 당연히 집에서는 너라도 먼저 가라고 야단이었지요.
하도 성화를 하니까 한 마디 하더군요.
제가 먼저 가면 형은 더 가기 어려워져요...
그 때 알았습니다. 우리 오라버니의 깊은 속을 말입니다.
연초에 엄마가 다니시는 절에 계시는 보살님이 그러더랍니다.
음력 칠, 팔월에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안 믿던 자손이 놀래킬 일을 할 거라구요. 그리고 식구가 늘 것이라고...
그때 큰 올캐가 발이 저렸는지 전 아니예요^^-임신- 했습니다.
나는 우스갯소리로 내가 시집가는 거 아녀? 했더니 그건 식구가 느는게 아니라 줄어드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어쨋거나 가족들은 그 일이 내 얘기인 줄 알았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내가 생전 안 보던 선도 두 어번 보고 게다가 애프터로 지방을 오가며 만나기도 했고, 남자 쪽에서 사주를 물어오기도 했으니까요.
울엄마 쾌재를 부르셨을 것입니다.
드디어 보내는구나...
그런데 웬걸!! 추석에 작은 오라버니가 오더니 폭탄 선언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뭐라고 했냐면
엄마 내년 봄에 산관 하러 오세요...
오잉!! 이것이 뭔 소리여... 세상에...
우리 모두 완전히 뒤통수 맞은 것이지요.
하지만 추석날이라 술 한 잔 하신 울엄마 그렇게 기분 좋아하시는 것 처음 봤습니다.
고지식한 울 오라버니 이 나이에 쑥스럽게 무슨 결혼식이냐고, 그냥 살겠다고 했다가 직살나게 혼나고 날을 잡은 것입니다. 부모 형제 친척 다 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나도 한마디 했습니다. 무슨 도둑 장가를 드는 거냐고, 여자 생각도 해 줘야지....-원래 우리집 남자들이 여자들이 어떤 속성을 가졌는지 잘 모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결혼식을 했습니다.
나는 시골 가기 전부터 이젠 네 차례다, 혹은 언제까지 그러고 살거냐 하는 지청구를 장마철 장대비 만큼이나 맞을 각오를 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여기저기 친척들, 이웃들 모두 한마디 씩 하시더만요. 그래도 다행이 뒷말이 좋았습니다.
그러니 저러니 해도 인연은 다 있는개벼. 늬 오빠 보믄......
적어도 억지로 아무나 대충대충 얼렁얼렁 가라고는 안 할 것 같았습니다.
누군가 이젠 진짜 네 차례다 하고 자꾸 채근하면 나도 그럴겁니다.
인연은 다 따루 있어유. 울 오라버니 봐유...
사족: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기쁜 날.
병드신 울 아부지 결혼식에 참석도 못하셨습니다.
병원에서 혼자 계셨지요. 엄마 옆자리에 큰오빠가 앉아 있는 걸 보며, 이제 이렇게 한
세대가 바뀌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식 끝나고 병원 갔더니 울아부지 점심도 안 잡숫고 계시더만요.
산다는 게 쓸쓸해서 목이 메었습니다.
가엾고 불쌍한 울 아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