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나도 남편이 있었으면 좋겠다!!
오애도
2002. 1. 16. 01:06
잘 삶아진 무청 시래기를 물기를 짠 다음 대충 서너번 칼로 자릅니다.
그걸 넓직한 냄비에 담고 맛있는 된장과 고추장 약간 그리고 파 마늘, 들기름을 넣어 손으로 조물조물 무친 다음 쌀뜨물을 받아 물을 자작하니 붓고는 멸치나 멸치가루를 넣고 자글자글 지집니다.
다음, 속이 파란 서리태를 물에 담가 불리고, 쌀을 씻어 삼십분 쯤 불렸다가 압력밥솥에 밥을 짓습니다.
그리고는 기름기 잘잘 흐르는 막 지은 밥 위에다 그 시래기 지진 것을 척척 얹어 먹으면 됩니다. 정말 죽이는 맛이지요.
지난 번 조카들 데리고 온 오빠편에 엄마가 보낸 무청 시래기를 지져서-??- 연속 세 끼를 먹었습니다.
무엇이건 잘 먹는 게 -_-;; 특기이자 자랑이지만 이렇게 된장 넣어 지진 무청 시래기는 나에게는 그야말로 밥도둑입니다. -다이어트 성공 못하는 것은 다 이런 밥도둑들 때문입니다^^;;-
원래 맛있는 것 있으면 사람들 불러다 멕이는 것이 취미였는데 요즈음은 그 먹으러 오는 사람들이 각자 사정이 있는 탓에 그게 잘 안됩니다.
그래서 집에서 가져온 겨울냉이나 도토리 묵 같은 걸 혼자 처치하자면 가끔 없는 남편-??-이 생각납니다.
이렇게 맛있는 걸 혼자 먹자니 분하고 원통해서 말입니다. ^^
대체 어디 박혀서 지금까지 코빼기도 안 보이는겨!!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하하하
나는 그런대로 음식하는 것에 취미도 있고, 적성에도 맞고, 능력도 있는 듯 합니다.
나 먹자고 하는 일에는 인색을 떨지만 손님 접대는 잘 합니다.-집안 내력-
그래서 예전에 우리집에 와서 공부하던 학생들은 간식-떡볶이, 샌드위치, 스파게티등등- 때문에 못 그만둔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었습니다.
어쨋거나 별건 아니지만 그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는 결혼을 해서 이 훌륭한 음식-시래기 된장지짐-을 신랑한테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가려움증처럼 솟아나기도 합니다. ^^;;
그런데 이렇게 치명적인 서비스정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생이란 이상하게 꼬이는 특성이 있는지라 분명 이런 남자 만날 것입니다.
# 1 거실
신혼집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분위기다.
저녁무렵인 듯 창으로 붉으스레한 황혼이 비낀다.
늙은-??- 새댁인 나. 통화중이다
나: 당신 말이예요. 오늘 맛있는 시래기 된장지짐하고 냉이무침하고 울엄마가 만든 묵으로 무침 만들었는데 저녁은 집에서 먹어요.
누군지 모르지만 남편(소리): 오잉. 나 그런거 딱 질색인디... 나오라구, 오늘은 스파게티가 먹고 싶은 걸. 까보나라 스파게티나 느끼하게 먹자고...잉?
(기가 막힌 듯 서 있는 내 모습을 느리게 카메라 패닝으로 보여준다)
페이드 아웃
THE END
시나리오 오애도
감독 오애도
주연 오애도
푸하하하!!
그걸 넓직한 냄비에 담고 맛있는 된장과 고추장 약간 그리고 파 마늘, 들기름을 넣어 손으로 조물조물 무친 다음 쌀뜨물을 받아 물을 자작하니 붓고는 멸치나 멸치가루를 넣고 자글자글 지집니다.
다음, 속이 파란 서리태를 물에 담가 불리고, 쌀을 씻어 삼십분 쯤 불렸다가 압력밥솥에 밥을 짓습니다.
그리고는 기름기 잘잘 흐르는 막 지은 밥 위에다 그 시래기 지진 것을 척척 얹어 먹으면 됩니다. 정말 죽이는 맛이지요.
지난 번 조카들 데리고 온 오빠편에 엄마가 보낸 무청 시래기를 지져서-??- 연속 세 끼를 먹었습니다.
무엇이건 잘 먹는 게 -_-;; 특기이자 자랑이지만 이렇게 된장 넣어 지진 무청 시래기는 나에게는 그야말로 밥도둑입니다. -다이어트 성공 못하는 것은 다 이런 밥도둑들 때문입니다^^;;-
원래 맛있는 것 있으면 사람들 불러다 멕이는 것이 취미였는데 요즈음은 그 먹으러 오는 사람들이 각자 사정이 있는 탓에 그게 잘 안됩니다.
그래서 집에서 가져온 겨울냉이나 도토리 묵 같은 걸 혼자 처치하자면 가끔 없는 남편-??-이 생각납니다.
이렇게 맛있는 걸 혼자 먹자니 분하고 원통해서 말입니다. ^^
대체 어디 박혀서 지금까지 코빼기도 안 보이는겨!!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하하하
나는 그런대로 음식하는 것에 취미도 있고, 적성에도 맞고, 능력도 있는 듯 합니다.
나 먹자고 하는 일에는 인색을 떨지만 손님 접대는 잘 합니다.-집안 내력-
그래서 예전에 우리집에 와서 공부하던 학생들은 간식-떡볶이, 샌드위치, 스파게티등등- 때문에 못 그만둔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었습니다.
어쨋거나 별건 아니지만 그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는 결혼을 해서 이 훌륭한 음식-시래기 된장지짐-을 신랑한테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가려움증처럼 솟아나기도 합니다. ^^;;
그런데 이렇게 치명적인 서비스정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생이란 이상하게 꼬이는 특성이 있는지라 분명 이런 남자 만날 것입니다.
# 1 거실
신혼집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분위기다.
저녁무렵인 듯 창으로 붉으스레한 황혼이 비낀다.
늙은-??- 새댁인 나. 통화중이다
나: 당신 말이예요. 오늘 맛있는 시래기 된장지짐하고 냉이무침하고 울엄마가 만든 묵으로 무침 만들었는데 저녁은 집에서 먹어요.
누군지 모르지만 남편(소리): 오잉. 나 그런거 딱 질색인디... 나오라구, 오늘은 스파게티가 먹고 싶은 걸. 까보나라 스파게티나 느끼하게 먹자고...잉?
(기가 막힌 듯 서 있는 내 모습을 느리게 카메라 패닝으로 보여준다)
페이드 아웃
THE END
시나리오 오애도
감독 오애도
주연 오애도
푸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