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합니다!! 그리고 주저리...
지난 목요일, 오랜만에 반가운 손님이 온다고 해서리 저녁에 골뱅이 무쳐서 맥주 마셨습니다. 뭐 술은 별로 안 마셨지만 맥주와 골뱅이를 앞에 놓고 오랫동안 이러저러한 얘기를 했지요.
온라인 상에서 만났던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또 다른 독특한 인연을 맺게된 친구입니다.
그 다음 다음 날은 또 다른 독자가 찾아와서리 더운데 뜨건 밥 해서 먹었습니다. ^^
그 전 주는 또 두어번 동네 독자들-??-과 산엘 갔었구요.
오랫동안 허접한-??- 글 쓰면서 참으로 많은 사람들을 새로 알게 됐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복많은 나는 특별하게 이상한 독자들 없이-??- 정말 좋은 독자들 속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변죽 좋지 않아서 남의 집에 들어가 기웃거리는 일도 거의 없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한 줄 코멘트 쓰는 일도 없지만 그래도 꼬박꼬박 찾아와 읽어주는 말없는 독자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엊그제는 우연히 제 이름 검색을 했다가 오래 전에 낸 책 중에서 발췌한 글이 떠 있는 블러그가 있길레 따라 들어가 봤습니다. 다른 포털 사이트의 싱글 블러그였는데 카테고리 중에 내가 낸 책 제목이 떡!! 하니 올라가 있더군요. 말하자면 내 책에 대한 카테고리를 하나 만든 것이었습니다. 몇 편 글을 발췌해서 올려놓고 오애도 작이라는 말을 빠뜨리지 않았습니다. 책은 선물 받아서 읽었다는데 책을 읽고 나름 공감가는 글에다는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적어놨더군요.
그녀가 누구인지 모르겠습니다. 이 블러그의 고정 독자는 아닌듯 합니다. ^^;;
나는 혼자 들여다보다가 미소만 짓고 나왔습니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게다가 공명도 없는 작가-??-의 책 카테고리를 만들어 놓을 만큼 겸손한 독자가 누구인지 궁금했지만 마음 속에 따뜻하고 축축한 습기가 번져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나는 무슨 복이 많아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만났을까요? ^^;;
때로 허접하고 지나치게 개별적이며, 때로 과장된 감정의 서술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늘 몸둘 바 모르는데 말입니다.
하여 새삼,지치지도 않고 읽어 주시는 독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이런저런 일로 매우 바쁜 한 주였습니다.
더위와 싸우느라, 산에 가느라, 사람들 찾아와서리 연일 이야기 하느라 말입니다.
어제는 울엄니가 오셔서 하룻밤 주무시고 가셨습니다. 세월은 무심해서 가족이 손님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게 쓸쓸합니다. 점점 오랫동안 내 것이었던 것들이 떨어져나간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진정으로 내것이 있을까요? 종착이 얼마 남지 않은 삶에서요...
엄니 모셔다 드리고 돌아오는 길에 처음으로 이동 도서관이 들어왔길레 책 몇권을 빌렸습니다. 책 한 권을 세 번은 읽어야 진짜로 읽었다고 믿는 나는 사실 빌려 읽는 책엔 익숙하지 않지만 흥미 위주의 책으로 빌렸으니까 모처럼 다독에 빠져볼 생각입니다. 아주 오래 전, 잠시 날건달로 빈둥거릴 때 동네 책대여점에서 한 아름씩 빌려다 읽었는데 문제는 그때 읽은 게 뭐였는지 하나도 기억에 없다는 사실... ^^;;
한줄 감상평이라도 써놔야 할 판입니다.
흠... 사실, 집에 있는 책이나 꼼꼼히 읽어치워야 할텐데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습니다.
말복 지나고 여름은 갔다!!!고 호들갑을 떨어댔더니 지랄-???!!!-같은 더위에 당하고 있습니다. 아주 기분 나쁘게...
그렇지만 이젠 정말 더위는 가겠지요. 넌덜머리 나는 더위이긴 했지만 뭔가 치열하게 맞닥뜨려 싸운 듯도 합니다.
그렇게 이유없이 스을슬 행복해지는 가을입니다.
여하간 고맙고 감사합니다.
행복한 가을 맞으십셔~~^0^
보너스로 그날 저녁에 만들어 먹은 골뱅이 무침입니다. ^^;;
디카 밧데리 없어서리 핸드펀 카메라로 찍었더만 영....
이건 준비된 재료들..
파와 오이 골뱅이 오징어포...
양념장... 식초, 설탕, 고추장 고춧가루 마늘, 그리고 울엄니가 볶아 준 깨소금...
맨손으로 버물버물 조물락조물락... 통통한 내 손... ^^
그리고 다아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