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종일 비가 온다...

오애도 2007. 7. 19. 19:59

주룩주룩 비가 온다.

아프다는 핑계로 -난 정말 아픈걸까?-괜히 시름거리며 종일 집에서 곰시락거리고 있었다.

아침에 죽 반 사발, 점심에 죽 반 사발... 덕분에 속도 몸도 가볍다. 아직 우찌될지 몰라서 먹는 것만 조심하는 중이다.

일일 부작이면 일일불식이라고 아무것도 안하면서 아무것도-??- 안 먹는 것도 나름 견딜만 하다. 그러고 보면 나란 인간은 얼마나 미련맞게 많이 먹고 있었는가가 새삼 계산되어진다. 아무것도 안하고 난 아픈사람이야~~ 하면서 빈둥빈둥 시름시름하고 있는데 이게 꼭 관객도 없는 모노드라마 같다. 아무리 챙겨봐도 난 안 아프다. ㅋㅋ

어쨌거나 아픈 척하고 잠깐만 몸 정화를 해야겠다. 안 먹으니 그것 또한 좋네. 이런!!!

이렇게 비가 주룩거리면 어릴 때처럼 우산쓰고 자박자박 걸어다니고 싶다.

뱃속 불편하니까 햄버거집 창가에 앉아서 햄버거 따위를 먹는 것은 불가능하고 커피도 역시 안된다.

 

낮에 나가 죽집에 들러서 정말 녹두죽 한 그릇을 사 먹었다. 죽 한 그릇에 7000원은 그러나 너무 비싸다. 옛날 가난한 시절의 대명사가 죽 아니었던가... 그게 양이 많아서인지 역시나 더부룩하다. 매실즙 한 컵을 진하게 타먹고 꺼억거리고 있다.

어쨌든 괘않아지겠지. 열은 내렸고, 씩씩하게 걸어서 양재천까지 갔다왔다.

 

여기다 몸이 아프... 하고 엄살을 부린 덕에 여기저기서 위문전화와 문자메세지들을 받았다. 오랫동안 연락 없이 지냈던 사람들도 있었고,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그저 여기서 전화번호나 교환했던 사람들도 있었고 당연 친구도 있었다. 그것들을 보면서 애사나 경사에 한 마디 위로나 축하가 사람 마음을 얼마나 흔드는지를 깨닫는다. 그것은 웅변의 힘이자 미덕이다.

지난 해  장난으로라도 축하인사 쯤 한 마디 해 줬어야 하는 사람들의 침묵에 그만 마음이 상해 맘을 닫아버린 일이 있었다. 그것이 침묵의 힘이자 악덕이다. 

웅변과 침묵의 조화.... 늘 느끼고 깨닫지만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마이 아프나?? 혹은 아프다매??  언니, 괘않아요? 하고 전화했다가 탱탱한 목소리에 아픈거 맞어?로 끝난다. ㅋㅋ

물멀미가 나는 저녁이다.

 

행복하십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