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각한다!!!
엊그제 누가 오면서 수박 한 통을 사다 줬습니다. 수박이란게 사실 혼자 살면서 날구장천 먹는 게 아니라면 늘 양에 치여서 허덕이게 됩니다. 게다가 난 수박이나 참외 같은 오이과 과일은 몸에 썩 맞질 않아서 그닥 즐겨 먹지않는데다 얼마전 토마토도 한 보따리 또 누가 보내줘서리 냉장고에 그들먹합니다. 그 전에 방울 토마토 한 바구니-아주 큰-를 샀는데 이건 손도 안대고-품질 형편없는 걸 잘 못 샀다-있다가 그만 버리고 말았지요.
하여 아직 토마토도 남아 있고, 수박도 반 이상이나 남아 있는데 나란 인간이 밥 든든히 먹으면 다른 건 눈도 안 주는 인간인지라 심히 걱정됩니다. 수업하는 알라들한테 먹겠냐고 하면 아뇨~~ 됐습니다. 그러고...
어제 방울 토마토 버리며 음식물 쓰레기통을 보고는 등줄기가 근질거릴 정도로 죄책감이랄지 하늘을 우러러 죄스런 맘이랄지가 들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통 열어보면 정말 기막히게 많은 것들이 버려져 있습니다. 먹지 않은 과일, 생선, 두부, 빵이며 야채... 물론 여름이라서 그것들은 훨씬 많아졌을 것입니다.
뭐 가난한 시절을 향수한다는 비난을 받아도 글쎄요. 어려서 늘 모자랐던 시절을 살아서 그런지 그렇게 버려지는 것들에 정말 호들갑도 감정의 과장도 확대된 공명의식도 아니게 정말 누군가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스스로에게 부끄럽기도 하고 어딘지 모르게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통 옆으로 재활용 분리수거 쓰레기를 모아놓는 곳이 있습니다. 일주일 쯤 모은 플래스틱 빈병이나 유리병, 우유곽 따위를 늘 그게 커다란 봉지로 하나가득입니다. 혼자 사는 내가 이 지경이라면 여러가족이 사는 집들은 훨씬 더하겠지요. 재활용이 만사, 능사가 아니라는 것은 어린이들이 읽는 '지구가 큰일났어요'만 읽어도 알게 됩니다.-재활용 비용이 엄청나단다- 별게 다 자식없기 다행이라고 하겠지만 이렇게 쓰레기로 더러워지고, 먹다 남은 찌꺼기와 난무하는 화공약품으로 오염되는 물과 상해가는 공기 속에서 인류는 얼마나 혹은 인간은 아니 지구는 얼마나 더 살만한 곳으로 버틸 수 있을 지가 심각하게 고민됩니다. 우리 다음 세대 쯤 되면 지구는 분명 심각한 위기에 닿을 것입니다.
종일 버려지는 것들을 따져봤습니다.
플래스틱 물병, 우유팩, 아이들이 들고온 음료수 병, 아이스크림 용기, 물에 흘려버린 음식 찌꺼기들-김치국물, 만두 찍어먹고 남은 간장, 그 전날 만들어 먹다 남은 겨자 소스, 우유팩 헹굴 때 나온 우유 찌꺼기, 쌀 뜨물, 된장찌개 국물등- 머리 감을 때 쓴 샴푸며 비누, 빨래할 때 넣었던 두 종류의 세제, 역시나 빨래 삶고 남은 세제 섞인 물... 소변과 대변, 그 외에 자잘한 휴지와 비닐 봉지들...
과학시간에 배운 물의 순환에서 배운 원리가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자연의 순환일 것입니다. 지구가 팽창하지 않는 한 인간이 만들어내서 버린 것들이 그대로 우리 주위에 쌓이는 것은 자명한 것이고 역시나 우리가 더럽힌 물은 고대로 우리가 다시 쓴다는 것도 당연히 상식적인 것입니다.
내 자식 위해 미친듯 모든 것을 다아 거는 부모들은 많은데 내 새끼가 살아야할 내 땅에 대해서는 무덤덤 무관심, 아니 나 하나 쯤이야 혹은 나하고는 상관없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아니 일말의 관심조차 없습니다. -이렇게 단정적인 어법을 쓰는 것은 실재로, 하이고 우리새끼 살아야할 땅이 이렇게 더러워서 우째야 할까를 걱정하는 사람을 거의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괜히 자식도 없어서 나 죽으면 꼬까닥 세상 끝날 나만 심각하다. 흠...-
어쨌거나 종종 나는 아이들 데리고 거품을 무는데 이게 계란으로 바위치기 같은 생각이 듭니다. 뭐 사실 그렇다고 나란 인간도 뭐 대단히 환경적으로 사는 짓도 못하지만 그래도 아주 작은 것이라도 아니, 적어도 마음과 정신만으로도 심각하게 고민하고 걱정합니다.
어쨌거나 내구성 강한 무기물들로 이루어진 세계속에서 우린 살고 있습니다. 온통 둘러보면 한사람의 인간이 이렇게 많은 물건들을 늘어놓고 살아야 하는 것인지, 그것이 정말 필요한 것인지 심히 의심스럽습니다. 그럼 갖다버리면 되겠지요.. 하지만 그것 역시 이 지구상 어느 구석에 쌓여 있을 것입니다.
하여 소유하지 않겠다고 버리는 것도 죄악입니다. 애초에 소유하지 않았다면 몰라도 말이지요. 결론은 덜 쓰고, 덜 버리고, 조금 불편하게 살면 되는데 글쎄요... 그게 쉽지 않겠지요. 나만, 나는, 지금은, 내것이 아니니까 괜찮아... 라고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으니까요.
말없고 변덕없고 너그럽고 사랑스운 자연이 어느 날 불쑥 화내며 스스로를 흔들어 가장 이기적인 인간이란 생물을 털어버릴 날이 오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자연과 환경을 파괴하는 가장 큰 적.... 인간!!!! 자연의 입장에서 보면 이기적인 해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