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내 마음은 소금물.

오애도 2007. 6. 29. 09:46

며칠 이상하게 마음이 가라 앉았습니다.

아무리 둘레둘레 이것저것 여기저기를 둘러봐도 특별한 이유를 찾아낼 수 없습니다.

뭐 하나 대단해 뵈는 것도 없었고, 뭐하나 마음 끄는 일도  애틋하게 매달리거나 가슴이 설레거나 화가나거나 호기심이 생기거나 하는 일도 없이 그저 마음이 무겁게무겁게 가라앉았을 뿐입니다. 여전히 아이들을 가르치고 사람들을 만나고 친구와 새새거리지만 이상하게 마음은 포화상태의 소금물 같았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똑같은 물이지만 포화상태의 소금물과 맹물은 당연히 비중의 차이가 대단합니다. 녹아 있는 소금의 양이 곧 마음의 무게에 가중을 더 할 것이고, 이상한 것은 바닷물이 아닌 이상 그것은 생명을 품을 수 없는 죽은 물이라는 것입니다.

내 마음에 녹아든 소금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는데 이렇게 마음엔 소금이 녹아들어 가라앉아 있습니다. 하여 어떤 무엇도 내 마음에 들어오면 그만 삼투압 현상으로 후들후들해져 버립니다.

하지만 사람이 짐승과 다른 점은 이렇게 시시때때로 이유없이 포화된 용액처럼 마음이 무겁고 정신이 가라앉는다는 것이겠지요.

학원에 출근하니까 진짜로 마음이 무거워야 하는 일이 생겼는데 의외로 서서히 마음에 생기가 도는 것이 이상할 지경입니다.

말할 수 없이 끈적이는 날씨 탓이었을까요?

골짜기에 내려�아 흐르고 있는 가슴과 머리가 조만간 산 위로 올라가게 되겠지요...

골이 깊을수록 산이 높은 법이니까 뭐 올라가기야 하겠지만 뭐 사실 그딴 것도 그러기나 말기나입니다.

그냥 이렇게  푸욱!!!!! 무겁게 있다가 죽어도 뭐 대수겠나 하는 생각이 들기까지 하는데...

날이나 좀 갰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