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가을날 한낮...
오애도
2004. 10. 4. 13:47
알라들 시험기간 중입니다.
대부분의 내-??-아이들은 끝났지만 덕분에 목이 맛탱이가 갔습니다.
감기와 추석과 시험과 익은 가을이 함께 오느라 법석을 떨고 있는 것 같습니다.
쉬는 날은 이러저러하게 사람들을 만났고, 일하는 날은, 많으면 아홉시간을 떠들고 그것도 없는 날은 집에서 묵은 게임인 지뢰찾기나 해가면서 지냈습니다.
여전이 목은 걸걸하고 기침이 돌발적으로 튀어나와 파편을 흩날리긴 하지만 조금씩 사그라드는 중입니다.
후반을 알리는 심판의 호각소리처럼 짧게 비가 내리더니 며칠...차고 맑은 가을날들입니다.
그렇게 차고 맑은 계절의 한가운데 서 있으면 늘 그렇지만 존재의 불가해함 때문에 서럽습니다.
가만히 있는 것이 사는 것인가.
살아 있다고...살아가는 중이라고 큰소리를 쳐 볼까?
텅빈 휴일의 도로 위를 달리는 버스 창가에 앉아 그렇게 창밖을 보고 있자면 스멀스멀 눈물이 차오르는 것은 나이 먹어 점점 부박해지는 감정 탓일런지 모릅니다.
덧없는 게 시간이고 무심한게 세월이지요.
사람들은 고물고물 살아가는데 시간과 세월은 저 혼자 유유자적입니다.
살면 살수록 그놈은 늘 저만치 가 있는 듯 합니다.
가을 중간입니다.
아니 후반을 넘어섰으니 머잖아 종반이겠지요.
자 잘 살아봐야겠습니다.
계절이 다 가기 전 짧은 가을여행을 다녀올 생각입니다.